한국 올림픽팀 코칭스탭 구성 둘러싸고 논란(2000.5.31)

  

한국 올림픽팀 코칭스탭 구성 둘러싸고 논란


대한태권도협회가 오는 9월에 열리는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코칭스탭으로 남녀 각각 최정도씨와 김종기씨를 선임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자질론이다.
과연 그들이 한국 대표팀 코칭스탭으로서 최선의 선택이냐는 것이다. 태권도인들 사이에서는 그들보다 더욱 훌륭한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들을 제치고 지도자로서 별다른 성과도 내놓은 적 없는 최정도, 김종기 두 사람을 대한태권도협회가 굳이 선임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용인대 양진방 교수는 "이번에 선임된 최, 김 양씨가 다른 우수 지도자들처럼 지도한 팀이 국내대회에서 우승하였거나 대표선수를 배출하였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대한태권도협회는 왜 이처럼 명분과 원칙에 반하는 무리한 코치진 선임을 하였는가?"라고 반문했다.


삼성에스원의 김세혁 감독은 아예 "두 사람이 과연 올림픽 무대에 나가 세컨석에서 선수들을 잘 지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정면으로 자질을 문제삼고 나왔다.

자질론에 대해 최정도씨와 김종기씨의 선임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별다른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다는 점과 현재 선발된 선수들과 지난 몇 개월간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는 정도의 답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훌륭한 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지도자일 수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 앞에서 그들의 주장은 힘을 잃는다. 더군다나 현재 한국에서 내로라 하는 지도자들에 비해 그들의 지도자 경력이 일천하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현재로선 대한태권도협회가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해 전향적으로 대처할 것 같지는 않다. 과거에도 대한태권도협회는 한번 결정한 사항은 계속 고수해온 데다가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와의 관계도 있어 코칭스탭 구성을 번복한다든지 하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낼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가운데, 안 그래도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될 대표팀 코치 자리에 앉게 된 최정도, 김종기 코치는 자질론 시비에 휘말려 이래저래 마음고생을 하게 됐다.


#대한태권도협회-시드니올림픽-코칭스탭-최정도-김종기-양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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