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을 꿈꾸는 사람들

  


원형경기장(콜롯세움)에서 척 노리스와의 생사를 건 대결 장면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맹룡과강>. 자신을 향해 일제히 총구를 겨누고 있는 일본 군인들을 향해 마치 자유를 위해 비상을 하는 한 마리 새처럼 땅을 박차고 뛰어오르며 날아드는 라스트 신으로 잘 알려진 영화 <정무문>. 마약 조직과 단신으로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 영화<당산대형>, 한 사람의 무술인으로 살다간 그의 일생을 담은 영화<사망유희>. 그리고, 몇 편의 TV 영화 시리즈…

영화배우로, 그리고 <절권도>를 창시한 전설 속의 무술가로 우리들 뇌리에 확실한 각인을 새기고 떠난 동양의 작은 용,‘이소룡’.배우로써의 그는 유명세에 비해 남긴 흔적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그가 남긴 무술가로써의 족적과 위업은 너무나 크고 위대하다.

젊은 남자들이라면, 이소룡의 영화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꿨을 법한 ‘무인’의 세계. 동물과도 같은 몸놀림과 특유의 기합소리… 현란한 발차기와 화려한 무기술로 상대를 제압하고 싶은 꿈틀거리는 욕망을 분출해보고 싶지만,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을 직시해보면 꿈은 이내 사라지고 그나마 간직하고 있던 자신감 마저 잃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접기에는 왠지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은 허전함이 진하게 베어 나오는 것은…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이 시대의 이소룡을 꿈꾸는 이들이여,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만약, 당신이 아직도 이소룡이 되겠다는 꿈을 접지 않았다면 말이다.



지난 94년부터 ‘세계절권도 연맹 대한민국 총본관(2호선 강남역 2번 출구 부근, 관장 김종학)’을 세우고, 절권도 보급에 나서고 있다는 이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영화나 책자에서만 보던 ‘절권도’란 무술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서 먼저 김종학 관장에게 가볍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절권도라는 무술이 과연무엇인지…

“절권도(截拳道-Jeet Kune Dd)란, 사조이신 이소룡 선생이 창안하신 무술입니다. 절권도, 라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폭력을 근절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죠”

이소룡은 어려서부터 ‘엽문’ 사부로부터 ‘영춘권’을 익혀오다 하나의 무술 만으로는 자신의 무술에 대한 열망과 지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 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태권도, 가라데, 유도, 복싱 등 다양한 형태의 무술과 접하게 된다. 그는 일련의 수련과정을 통해 익혔던 다양한 형태의 무예들을 서로 융합하고 해체 시키는, 이른바 실험과 연구 과정을 거쳐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진수’만을 모아 전혀 새로운 형태의 무술 ‘절권도’를 탄생시켰다고 한다.

김종학 관장은 절권도를 수련하기 전 이미 쿵후 5단의 실력을 지닌 무술의 고수였으며, 자신의 이름으로 된 쿵후 전수관도 운영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사조였던 이소룡과 같은 이유에서 였을까? 왠지 무술에 대한 갈증이 끊이질 않았다.

평소부터 존경하고 있던 사조 이소룡의 ‘절권도’를 배워보고 싶어서 절권도를 전수하는 수련관을 찾아봤지만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국내에서는 찾을 길이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국내에 거주하는 화교를 통해 자신의 스승인 ‘진륭’선생을 소개 받았고, 그 길로 절권도 수련을 위해 대만으로 향했다.

대만에서의 수련은 국내의 여타 무술 도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저도 깜짝 놀랬습니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있는 저를 사부께서 수련하라고 부르시는 겁니다. 그래서 신발을 갈아 신고 복장을 갖추려고 하자,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수련에 임하라는 겁니다.”
“싸우는 상대가 복장을 갖출 때까지 기다려주냐는 거죠. 언제 어느 때건 어느 장소에건, 또 어떤 복장이건 상관없이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그 상태 그대로 싸움에 임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고…”

김종학 관장은 그때의 경험이 수련생을 지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그도 사부에게서 배웠던 것처럼 수련생을 지도할 때 복장에 대해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고 한다. 본인을 포함한 수련생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기자가 느낀 도장의 분위기 역시 김 관장의 말 그대로 였다. 20~30대로 이뤄진 수련생들 대부분이 일정한 도복이 없이 편한 반팔 티셔츠 차림에 활동하기 편한 하의(츄리닝)를 걸치고 있었다. “복장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수련에 임하는 자세가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이죠.”

절권도의 수련체계와 수련내용(커리큘럼)에 대해서 묻는 기자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너무나 의아했다.
“절권도는 특별한 형이 없습니다. 만약 돌발적인 싸움이 발생했다고 하죠. 그때 누가 자세잡고 자 이제 내가 때릴 테니까 맞을 준비해라 하고 싸우겠습니까? 단,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만큼은 수련생들이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

실제 수련하는 과정을 지켜봤지만, 타 무도의 그것처럼 시범을 보이고, 열과 오를 맞춰 전 수련생이 그 시범 동작을 따라 일정한 형을 연마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교육과정은 철저하게 1:1 위주로 이뤄지고 있었다. 관장이 수련생 한명을 불러내서 시범을 보여주면, 1:1로 팀을 이뤄 방금 배웠던 내용을 몇번이고 반복 수련하는 형식이었다.

절권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각도’와 ‘커브’, ‘중심’, ‘거리’, ‘속도’라고 한다. 이 다섯가지 요소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룰 때 비로서 절권도에서 추구하는 올바른 힘을 사용할 수가 있다는 것. 하지만, 이제 막 입문한 사람에게서 그것을 바랄 수는 없는 노릇. 김종학 관장은 절권도에 처음 입문한 사람에게는 6개월 동안 철저하게 보법과 신법, 수법과 퇴법으로 이뤄진 기본기 위주의 교육을 시킨다.

기본기 과정을 충실하게 익히게 되면,‘경’을 터득할 수 있다고 한다. 절권도에서 말하는 ‘경(타격할 때의 경도. 가장 적은 힘과 신체가 속도와 맞물려 큰 살상력을 낼 수 잇는 힘)’이란, 여타 중국 무술에서 말하는 ‘발경’과 비슷한 개념의 말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힘을 낼 때 예비동작이 없어야 하며, 어떤 부위, 어떤 자세에서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과정(경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많은 수련자들이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고 슬럼프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타 무술 3~4단의 고수들이 절권도를 배워보겠다고 찾아오지만, 3개월도 못견디고 포기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다. 그만큼 ‘경’을 익히기까지의 수련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이고, 또 자신이 습득했던 무술에 대한 자괴감도 한몫 거들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관장은 모든 무술이건 다 마찬가지겠지만, 무술을 수련하고자 하는 이는 일단 영화나 TV드라마에서 보았던 무술에 대한 환상부터 깨고 난 후에 수련에 임해달라고 부탁했다.“흔히들 무술영화를 통해 무술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공중부양을 한다던가 신법을 써서 날아다니기도 하고, 손에서는 장풍을 내 품기도 하고…하지만, 그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명확히 구분해줄 필요가 있죠. 저는 수련생이 입문하게 되면 무술에 대한 환상부터 깨트려주고 나서 지도를 시작합니다.”

맞는 말이었다. 단 몇 개월 수련해서 고수가 될 수도 없거니와 몇 십년을 수련했다고 해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풍을 발산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가 느끼는 것은 다만 기우일 뿐이라고 느끼며, 아마 이 시대의 진정한 ‘이소룡’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이미 그러한 사실은 간파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을 까 싶다.
#이소룡 #절권도 #김종학 #세계절권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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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룡

    강호비급에 보니깐 이소룡 도장이 없다고 하던데...
    연락처좀 받을 수 없을까요?

    2004-02-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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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할 수 있어

    가라데나 태권도, 복싱처럼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는 절권도가 꽤 잘 나가고 있
    습니다. 이소룡의 제자들이 제한돼어 있지 안고 효과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절권도 철학
    을 열심히 응용해서 계속 어떻게 보면 자기 개개인만의 절권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
    명한 제자중에 Dan Inosanto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은 사망유희에서 이소룡과 쌍절곤
    으로 싸운 사람입니다. Dan Inosanto의 제자 중에 또 Paul Vunak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실
    력이 괜찮은지 미국 최강 특공대인 Navy Seal의 격투 강사로 얼마 동안 일 했습니다. 자
    세한 것은 그의 웹사이트 http://www.fighting.net/에서.

    2003-08-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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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uce Lee

    Enter the Dragon
    Return of the Dragon
    Death of the Dragon
    Fist of Fury
    Chinese Connection
    Green Hornet
    Marlowe

    그건 그렇고 이소룡이 촬영하면서 쌍절곤으로 실수하여 스스로 맞는 장면 봤습니까?

    2002-12-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ㅇㅇ

    브랜든 리 영화 리틀도쿄도 있어요

    2002-12-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ㅎㅎ

    드래곤도 있죠

    2002-12-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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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건

    간단히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가볍게 배울 수도 있는지..

    2002-12-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ㅎㅎ

    텅~

    2002-12-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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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득근

    돌프 와 같이 주연한 리틀 도쿄 도 기억하셔야지여.....
    초반부 돌프에게 뒤로 빽 핸딩 하며 날린 킥은 괜찮았씀다...

    2002-12-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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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헐

    당신 생각이 그렇다면 그렇게 믿으시구랴....쯧쯧

    2002-12-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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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곰

    아마 국내에서 브랜든 리 영화 중에서는 제일 먼저 개봉된 작품입니다.

    헐리우드 영화는 아니고요 홍콩영화지요. 이 영화에서는 무술보다는 총을 많이 썼는데 그래도 간간이 나오는 무술씬을 보면 아버지의 모습이 조금씩은 투영되지요.

    2002-12-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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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토

    레피드 화이어(제 기억으로 여기에 이소룡의 딸도 잠깐 나오는걸로 압니다.), 크로우(이영화를 촬영하다 복부에 총탄파편을 맞고 사망했습니다.) 입니다.

    2002-12-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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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절곤~

    이소룡 영화 5개 맞져?

    사망 유희, 정무문, 맹룡과감 , 용쟁 호투, 당산 대협.!!

    어렵게~~~~ 모았는데여.
    아들 껀 몰라서..
    아시는 분 멜로 알려주심 감사할게여..

    2002-1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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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르스

    당신처럼 무식하면 약이없습니다

    2002-1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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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한다

    무식한데는 약도 없지요... 쯧쯧쯧

    2002-1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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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르스

    절권도는 정말 훌륭한 운동입니다
    이소룡선생이 많이 연구하고 실험해서 만든 운동입니다
    절권도를 비하하는게 아닙니다
    절권도의 방식대로 도복도 없고 형도 없고 고유의 운동이 없습니다
    그래서 씨가말른 불쌍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은 쓸데없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이 실전적이 형도 있습니다
    복싱의 쉐도우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형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자유형)
    형은 나쁜것이 아닙니다

    절권도는 그어떤 특징이나 독창성 고유의 것이 없어서 제자가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절권도는 어떤 무술 이라기보다는 이소룡 특유의 스타일이라고 보는게
    가깝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절권도는 이소룡의 격투스타일....

    2002-12-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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