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한 지붕 두 성명… 노조는 ‘투쟁선포’ 집행부는 ‘대통합’

  

25일 오후 노조가 깜짝 성명서 발표, '무대응' 일관하던 국기원 26일 '긴급성명'


노조의 성명문(좌)과 국기원의 긴급성명(우)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이틀 연속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한 주체가 다르다. 25일은 국기원 노동조합이 26일은 국기원이 각각 다른 입장을 대내외에 알렸다.

24일 오후 국기원 노동조합(조합장 나영집)은 ‘각종 비리로 수사 받는 국기원 집행부에 대해 문체부 특별감사 실시하라’는 제목으로 두 페이지짜리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임원, 집행부 등이 경찰 수사를 받은 것과 관련, 관계자를 문체부가 특별감사를 실시하라고 호소했다.

이와 별개로 현 집행부가 무분별한 예산집행과 일방적인 사업 추진 등으로 국내외 태권도인의 많은 원성과 비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각종 소송에 휘말리게 만들고, 집행부에 반하는 직원들의 지방 발령 또는 해고 등 무원칙 인사행정, 근로자의 급여는 변동 없고, 집행부 기득권 강화를 위해 기심회 등 특별기구에 각종 활동비 지원 등을 문제 삼았다.

나영집 노조위원장은 “국기원 악순환 배경에는 원의 설립 취지와 목적을 망각한 채 상식과 원칙이 무너져서 있다. 현 집행부 독선과 이를 묵인하고 방관하는 국기원 이사들도 문제”라면서 “특수법인 임에도 국가의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우리 조합은 국기원 쇄신을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두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임원·집행부의 무분별한 인사행정과 방만한 재정운영을 막고 국기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원·집행부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철저한 직무감사를 요구한다.

둘째, 각종 비리에 연루된 책임자는 세계태권도 본부 국기원의 미래를 위해 자진 사퇴하라.
이어 “국기원 노조는 국기원 발전과 보급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태권도인 모두에게 존경받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정상화가 될 때까지 연대와 단결의 정신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당일 국기원 측은 ‘노코멘트’로 무대응 했다.

그리고 이튿날 오후. 국기원 측은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요지는 ‘대통합’. 국기원을 둘러싸고 빚어진 여러 상황에 대내외적 분란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대화합과 시대적 요구 차원에서 태권도 가족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소중한 의견 적극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 가지를 내걸었다.

첫째, 폐지했던 행정부원장직의 재도입을 추진하고 덕망 있는 부원장을 영입해 원장에게 집중됐던 과도한 업무를 분산할 수 있는 방안과 행정적인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원로를 포함한 중립적인 태권도인들로 구성된 국기원 이사 추천위원회를 결성해 현 집행부의 의견과 상관없이 태권도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사를 영입하겠습니다.

셋째, 국기원이 연관된 모든 직간접적인 소송은 물론 태권도계안에 소송이 없도록 태권도인들 간 해결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원만한 합의를 원칙으로 화합을 이루겠습니다.

넷째, 국내 특별심사는 폐지하고, 해외 특별심사는 태권도계 공감이 이뤄지면 꼭 필요할 때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겠습니다.

노사갈등 표면화, 앞으로 나아질지는 의문?


국기원 측은 “이제 서로의 오해와 갈등, 대립을 넘어 화합의 장을 열고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노조 성명과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원래 준비 중이던 성명이었는데, 갑자기 노조가 발표해 그렇게 보여질 수도 있겠다”고 항변했다.

노조 성명에 관해서는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깊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 있다. 그러나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다. 경찰 수사도 아직 유무죄 확정전이고, 우리 스스로가 직무를 감시할수 있는데, 외부의 칼을 들이대라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노조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국기원 자체가 내부 갈등으로 대내외에 비쳐지지 않도록 하겠다. 내부 갈등은 곧 해소 할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나영집 위원장은 "우리의 주장이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주었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지난 7년간 특수법인 전환 이후 수입도 늘고, 예산도 늘었는데 직원들 급여와 복리후생 예산은 그대로 이다. 집행부만 늘렸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이사가 각종 명목으로 월정액을 챙기는 등 방만한 운영과 막가파식 대응을 하고 있다. 곧 이사회 문제점을 비롯해 무주 국기원 이전 등 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이틀 연속 국기원 내부에서 각기 다른 주장을 펼치는 성명은 많은 태권도인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노조 발표문 중 집행부가 반드시 공감하고 각성해야할 일도 있다. 하지만, 일부는 국기원 집행부와 적대적 관계의 제도권 인사들과 정치적 악용될 수 있는 내용이 있어 우려스럽다. 즉, 노조의 뜻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발표 직후 현 집행부에 반대되는 측이 성명문을 각종 인터넷과 SNS에 배포했다.

국기원 측은 노조뿐만 아니라 태권도계가 오랫동안 문제 제기한 고용 및 인사 형평성, 각종 임원들의 지나친 활동비 지급, 무리한 예산이 드는 성지화사업, 특별심사 강행 때문에 이 같은 지적을 예고했다. 대통합 성명을 좀 더 일찍 성명 발표보다는 실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다시 말해 한 박자 늦었다.

결과적으로 노조는 투쟁의 선전포고를 날렸고, 국기원은 ‘대통합’ 카드로 우회적으로 해명과 변화를 예고했다.

과연, 국기원 ‘노사갈등’이 말이 아닌 성명으로 날려 해결될지 미지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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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 #노동조합 #노사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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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도덕적으로 깨끗한 지도자가 아니면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처럼 순간의 이익을 쫓다가 100년 전통 이화여대를 한 순간에 망가트려 버립니다. 요즘 젊은 아빠 엄마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국기원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외면해 버립니다. 자연적으로 아이들 숫자가 줄어 드는 상태에서 태권도업계는 대책 세울 시간도 없이 빨리 공멸 할 수가 있겠지요. 도덕적으로 깨 끗한 지도자가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해야 부모들은 태권도비를 더 올려도 아이들을 맡깁니다. 국기원이 태권도원으로 이전 하는거 찬성합니다.

    2017-06-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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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한마디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태권도 업계의 존경을 받을수 있는 국기원 원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말 많은 태권도 업계를 끌고 갈수 있는 힘이 생기겠지요. 행정을 맡는 사람은 정통 태권도인이 아니어도 괜찮겠지요. 국기원은 똥물싸움, 경찰 압수 수색을 받는등 현재 국민, 국내 태권도인들, 세계 태권도 업계에서 도덕성과 신뢰성이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국기원은 무주 태권도원으로 빨리 이전해 오직 태권도 발전에만 전념하는게 태권도 업계의 신뢰를 회복 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2017-06-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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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D man

    훈련등은 태권도원에사 해도 무방하지만 세계 태권도 사무는 현 국기원에서 하는게 훨씬 실용적입니다. 그리고 정통 태권도인이 꼭 원장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요. 누구든 행정 능력만 있으면 원장을 할수 있는게 아닌가요? 원장자리는 능력도 없이 정통 태권도 원로인이라며 자리만 차지하고 밑 사람들이 굽실대는 대우나 받는게 자리가 아니 잖아요? 즉 국기원은 이제 더 이상노인장이 아니란 말입니다.

    2017-06-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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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뭔소리야

    무주 태권도원으로 국기원이 이전하는게 태권도 발전을 위해 도움 된다는 의견들 기사들이 많이 보이던데 세계 태권도인들이 반대 한다는게 뭔소리야? 또 남의 땅과 남의 건물 소유인 국기원을 개량 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거야? 태권도인들 피같은 돈 가지고 남의 땅 남의 건물을 뭐땜시 개량하냐구! 국가에서 태권도 발전을 위해 태권도인들 위해 태권도원을 지어 주었으면 고마워 할 줄 알아야지...,

    2017-05-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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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초사범

    대한민국 대표적 문화유산 태권도 본부 국기원이 이명박 선거경호 보은과 친박실세 홍문종에 의한 정치 낙하산 인사 오현득 국기원 입성 6년만에 태권도 성지 강탈사건을 아시나요...👊
    지난6년동안 정통태권도인들에게 정치권력의 힘으로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자격박탈 국기원 사유화. 명분멊는 미국특별 월단심사 8-9단 야합으로 추진...불법 부적격 오현득 아웃시키고 ..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 "환골탈태" 지금바로

    2017-05-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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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무주 태권도원에서 무슨일을 하라는거냐? 무주태권도원은 과거 정치꾼들에 의해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 쓸데 없이 자금과 시간만 낭비 한거다. 오히려 현 국기원을 개량하여 운영하는게 훨씬 실용적이다. 세계 태권도인들에게 물어봐라 누가 무주 태권도원 좋아 하는지. 다시는 안가겠다는 그들의 답변이다.

    2017-05-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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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사범

    참으로 밥먹고 할일없는 인간들이구나. 어찌 썩어빠진 정치꾼들과 똑같은 행동만 하는가?할일이 얼마나 많은데 트집만 잡고 있는가?남이 하면 반대만 하는 이기적 심보좀 버리고 미래를 위해 연구나 해라.

    2017-05-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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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참나 국기원 사람들은 왜 기를 쓰고 무주 태권도원으로 안 내려 가는거야!
    유흥가 많고 교통 복잡한 강남에서 제대로 태권도 발전에만 힘을 쏟을수 있을까요?
    거기는 무예를 할곳이 못돼요. 빨리 무주로 내려가서 태권도에만 힘을 쏟도록 하세요.

    2017-05-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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