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유력 태권도 인사 이사로 영입… 왜?

  

낫 인드라파나 IOC위원-프라갈로스 ETU 회장 국기원 이사선임
국기원, 글로벌 조직 거듭나기 위해 신규 이사 3명 선임 중 외국인만 두 명


왼쪽부터 신규 이사로 선임된 낫 인드라파나, 프라갈로스, 박선경 총장(용인대)


국기원이 신규 이사를 추가 선임 했다.

그런데 이전과 다르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글로벌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신규 이사 3명 추가 인원 중 두 명을 외국인으로 선임했다. 한국인 중심의 이사회에 외국인을 선임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기원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 호텔에서 ‘2017년도 제2차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재적이사 12명 전원이 모두 참석했다. 핵심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의 건. 총 세 명이 선임 됐는데, 그 중 두 명이 외국인이다.

한 명은 태국태권도협회장과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를 역임한 낫 인드라파나 현 IOC위원 이다. 또 한 명은 현재 유럽태권도연맹 아타나시오스 프라갈로스 회장이다. 이 두 신임 이사는 국제 체육계와 태권도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공통점으로는 지난 2009년 WTF 총재 선거에 출마해 나란히 낙선한 바 있다.

낫 인드라파나 위원은 2009년 WTF 낙선이후 한동안 태권도계 국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가끔 태국에서 행사가 있을 때 ‘겸사겸사’ 얼굴을 내비치는 경우가 다반사. 최근 몇 년 전 한때 경쟁을 벌였던 조정원 총재와 화해를 하면서 다시 태권도계 행사에 가끔 얼굴을 내비치는 정도.

프라갈로스 회장은 국제 태권도계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외국인 최초의 '포스트 조정원(차기 WTF 총재)'으로 거론 되고 있다. 국기원과는 수년 전부터 단증업무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2000년 초.중반 유럽연맹을 중심으로 자체단증 발급을 시도한바 있다. 2009 WTF 총회 선거 패배를 전후로 반한파에서 친한파로 스탠스를 바꿨다. 국기원과는 2010년 이승완 당시 원장시절 자체단증 발급 중단을 공식화 한 후 국기원 단증 사용을 하기로 결정했다.

국제적인 유력 태권도 제도권 인사가 국기원 이사에 추가 선임된 것과 관련 WTF는 적지 않게 당황스럽다는 분위기. 이날 이사 선임이 될 때까지 조정원 총재를 비롯한 WTF 임직원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국기원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외국과 긴밀한 협력체계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각종 임원 인사에 WTF와 직, 간접적인 인사를 중용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것. 이번 이사 선임을 앞두고 WTF와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기원 오현득 원장은 현재 WTF 당연직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더욱이 홍성천 이사장과 오현득 원장은 지난 연말까지 WTF 집행위원으로 활동 했기에 의사소통 부재에 아쉬움이 더 클 수도 있다.

홍 이사장은 지난 연말 국기원을 대표하는 이사장으로서 WTF 집행위원으로 계속 활동하는 것은 중량감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오현득 원장은 부원장 시절 국기원 몫으로 당연직 집행위원이 됐지만, 원장이 된 후로도 집행위원을 계속 활동 중이다.

최근 WTF 상임고문을 지낸 대한태권도협회 최창신 회장이 WTF 직원을 이사로 선임한 과정에서도 WTF 조정원 총재와 전혀 상의를 하지 않아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바 있다. 결국 임원 선임을 철회하는 해프닝이 연출되기까지 했다.

국기원 측은 이번 국기원 외국인 선임과 관련 “국기원도 명실상부한 세계태권도본부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 목소리를 듣는 게 매우 중요해 졌다. 이왕이면 대표성을 갖는 인사를 찾다보니 두 분이 적임자로 추천을 받았다. 다른 뜻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한 명의 내국인은 용인대학교 박선경 총장. 1995년 용인대 교수로 임용돼 기획처장과 부총장 등을 거쳐 2014년 총장에 선출된 바 있다. 태권도를 비롯한 유도, 검도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무도대학으로 이 대학 출신의 많은 태권도인이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2015년 대한태권도협회 추천으로 국기원 명예 7단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국기원 이사회는 이번 3명의 신임 이사를 포함해 총 재적이사가 15명으로 늘어났다. 이중 해외파는 홍성천 이사장(필리핀)과 신임 이사 2명을 포함해 총 3명으로 역시 늘었다. 홍 이사장을 제외한 두 명은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으로 차기 회의부터는 원활한 회의를 위해 회의 방법부터가 바뀔 전망이다.

국기원 이사 25명 중 15명 선임… 4명은 당연지, 남은 건 6명 이내


국기원 2017년도 제2차 임시 대의원 총회가 진행 중이다.


국기원 이사는 총 25명 이내로 두도록 되어 있다. 현재 15명에 유관기관인 WTF와 KTA, 태권도진흥재단, 문체부 등 4개 기관에 당연직 이사를 선임하기로 되어 있는데, 아직 대상자 협의가 안 돼 모두 공석이다.

따라서 아직 6명 내외의 추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국기원 측은 앞으로 적임자가 있을 때 시간을 두고 선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4일 열린 제1차 이사회에서 이사 선임 및 전형위원회 구성은 집행부에 위임했다. 이에 3월 31일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 5명을 구성했다.

총 3차례 회의를 개최해, 국제기구 1명(낫 인드라파나)과 해외 태권도인 1명(아타나시오스 프라갈로스), 여성 1명(박선경) 등 3명을 이사회에 최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국기원 측은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는 또 국내외 사무소 설치에 관한 건을 원안대로 심의, 의결했다. 정관 개정에 관한 건은 가칭 <정관 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이사회는 특정 목적을 갖고 국기원 흠집 내기 위한 각종 음해와 의혹을 제기하는 일부 세력에 대해 적법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경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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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사범

    WTF 와 KKW이 서로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국기원이 WTF를 무시하는 기분이구먼. 분명한건 WTF 가 IOC의 회원이라는걸 알아야 하는데..

    2017-04-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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