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특집>세계무예마스터십 전문가 논평 01


지난 9월, 충북 청주에서 개최된 세계 무예 올림픽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해 개최지 일부 여론과 달리 세계무예계에서 바라보는 이 대회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무카스>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어떻게 평가하고 앞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세계무예 성장동력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무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본다. [편집자 주]

<제1편>높은 곳에서 숲을 조망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선문대학교 최종균 교수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개최된 ‘무예종합대회’였다. 국제스포츠기구인 스포츠어코드가 개최하는 월드컴벳게임 보다 적은 예산으로 치러졌음에도 규모면에서는 더 많은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하여 성공적으로 치러진 대회였다.

그러나 정작 개최지인 충북도의 일부 여론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고 오히려 부정적이다. 그 부정적인 의견에는 세계무술축제와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으로 일부 언론과 충북도 의회의 의견이 있다. 이러한 의견들을 놓고 보면 무예계 입장에서는 한 숨만 나온다.

지난 20여년 간 우리나라의 무예분야에서 쌓아 올린 성과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유네스코 공식후원으로 개최되는 세계무술축제,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세계무술연맹, 그리고 유네스코 국제기구인 국제무예센터 유치, 여기에 세계종합무예대회로 개최된 세계무예마스터십까지 무예진흥을 위해서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올린 성과는 대단하다.

일반적으로 무예진흥은 많은 나라에서 국가정부차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중국의 무술진흥,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국가들의 무예진흥에 대한 관심,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의 무예진흥노력은 민간이나 지방이 아닌 중앙정부가 그 역할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무예는 태권도뿐이다. 태권도에 너무 많은 집중을 하다 보니 다른 무예들은 소외되고 민간이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할 정도로 육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북도가 세계 무예진흥을 위해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를 개최하고, 세계무예의 중심지이자 본부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충북도내의 무예에 대한 여론은 오히려 부정적으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


택견 경기


충남 아산에서 막을 내린 전국체전기간 중 개최된 세미나에서 만난 체육 및 무예관련 학자나 교수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성공개최 여부를 두고 많은 얘기를 했다.

“세계 최대 규모로 대회를 개최해 놓고 개최지 내에서는 정치적인 싸움이 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개최지의 일부 여론이 부정적이라면 타 국제행사 개최도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인 무예대회를 개최 해 놓고 스스로 낮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은 충북도가 무예에 대한 많은 성과를 올려 놓고도 스스로 무너 뜨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등 대회성과가 있음에도 지역 내의 여론이 부정적인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또 한편으로는

“좋은 컨텐츠로 우수한 성과를 올렸음에도, 지역 내의 충분한 설득과 홍보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 여론이 마스터십을 충주세계무술축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은 축제와는 다른 종합대회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대회에 집중하다보니 무예관련 문화행사가 부족해 지역민들의 참여 여건이 부족했다”

“보다 철저한 홍보와 프로그램개발이 필요하다”는 등 많은 의견이 나왔다.

한편, 전국체전 학술세미나에 참가한 일부 교수와 학자들은 체육진흥공단에서 실시한 평가 중 현장평가가 낙제점이라고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들이었다.


국제대회로서 손색 없는 시상식은 여러 국제기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평가기준이 대부분 대회기획, 운영, 홍보, 그리고 참가자들의 호응도와 같은 대회시스템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인데, 평가자들이 일부 착오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이야기가 분분했다.

특히 아직 종합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평가 점수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평가는 종합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인데, 종합평가결과를 사전에 공개된 점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세계무술축제와 세계무예마스터십은 분명하게 성격이 다른 행사이다.축제는 정해진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면, 마스터십은 경기대회로 각국의 선수가 참여하여 진검승부를 겨루는 대회다.

이렇게 성격이 분명하게 다름에도 충북도의 여론은 축제와 마스터십을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하고 있다. 방송이나 신문에도 축제관련 전문가들이 나와 마스터십을 논하고 있고, 무예의 특성을 모르는 전문가들이 이번 마스터십을 평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생소한 종목에 대해 폄하하거나 마스터십이 마치 수준 낮은 무예들을 끌어 모아 대회를 치른 것처럼 평가하기도 했다. 이것은 겉모습만 보고 대회를 평가하는 지엽적인 지적에 불과하다.

무예마스터십이 가지고 있는 내면적 의미와 역할은 실로 엄청난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향후 문화적 혁명으로 까지 확산될 심원한 인류의 재산이다. 이를 잘 다듬고 키워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피상적인 평가와 정량적인 평가만으로 대회를 평가해서는 안 되고, 거시적 안목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충북도는 과연 무예의 성지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무예와 관련된 국제기구는 대부분 충북도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세계무술축제와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이를 근간으로 하는 이벤트로서 전 세계 무예인들이 주목하는 쌍두마차와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충북도민들의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데 있다. 충북도내의 정치적인 갈등과 무예에 대한 인식 부재는 앞으로 세계무예인들이 충북도의 무예컨텐츠를 어떻게 평가할지 사뭇 걱정이 앞선다.

올림픽의 IOC본부가 근대올림픽의 개최지인 아테네도 아니고, 창시자인 쿠베르탱의 연고지인 프랑스 파리도 아닌, 스위스 로잔에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충북도는 이번 마스터십을 계기로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일이다.

중국의 무술이 동양무예의 기원이라고 전 세계인들이 알고 있고, 자국의 신체문화인 무도(武道)를 세계적인 문화현상으로 승화시킨 일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 그것도 충북도가 만들어낸 세계무예본부도시의 성과는 스포츠의 도시 스위스 로잔에 버금가는 커다란 성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국제무예연맹들도 이번 마스터십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고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다. 1회 대회를 치르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잘 보완한다면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우수한 마스터십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부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고 고무적으로 평가하는데, 반대로 내부에서는 동네잔치라고 스스로가 폄하한다면 과연 충북도는 아테네와 파리를 넘어선 로잔과 같은 신체문화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겠는가?

이번 대회를 일방적으로 폄하만 할 것이 아니라, 나타난 문제점과 아쉬운 점을 보완해서 다음대회를더 멋지고 알찬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혜로운 자세라고 할 수 있다.


크라쉬 종주국 우즈벡 대통령이 대회기간 중 서거해 경기전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필자는 무예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스터십에 참여해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지켜보았기에 이번 무예 마스터십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대회 개최 자체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한 조직위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열의에 감사한다.

그리고 대회운영도 사전 시나리오와 진행 매뉴얼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잘 진행되었다. 이러한 모습에 외국에서 참가한 임원이나 선수들은 진심으로 감동하고 감사하고 더 나아가 감탄하고 있다.

이제 마스터십의 흥행여부는 무예인들이 어떻게 더 많은 노력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스터십이라는 국제종합무예대회의 시스템과 그릇을 만들어낸 충북도가 있다면, 이를 채우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무예인 스스로다.

이러한 점에서 마스터십은 이제 큰 대양을 향해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 노를 힘차게 젓기 위해서는 주위로부터의 힘찬 기운이 필요하고 이러한 기운을 충북도가 세심하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부디 열린 마음과 앞을 내다보는 슬기로움으로 무예올림픽을 만들어가는 역사적인 여정에 모두가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 최종균 교수는 선문대학교 무도경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현재 국제무예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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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사랑

    최교수님 글 잘 읽었습니다. 마스터십이 더 발전하는 대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6-10-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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