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와 언론에 발목 잡힌 ‘세계무예마스터십’

  

[데스크칼럼]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보면서


- 무예 올림픽의 시작, 30년 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기대해야
- 지역언론 동네잔치로 비하, 국제 스포츠계 무예 카테코리 성장 기대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 - 크라쉬 경기장면


전 세계 무예인의 대제전 ‘2016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막을 내렸다.

‘마스터십’. 생소한 이름으로 세계 무예계가 술렁인다. 서양이 주도하는 ‘스포츠’와 달리 ‘동양스포츠’로 불리는 ‘무예’를 중심으로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청주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열렸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은 익히 알려진 종합스포츠대회이지만, 무예올림픽을 표방하고 나선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다. 체육인 나아가 무예인들에게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대회개최 이후 SNS를 통해 세계 무예인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충청북도와 청주라는 도시에서 열린 마스터십 참가 선수단이 자국으로 돌아가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명 포털사이트 TV캐스트에 무예의 다양한 면면이 비중 있게 소개됐다. 국내에서는 무예 대표로는 태권도와 유도지만, 경기 합기도와 택견, 용무도, 킥복싱, 벨트레슬링, 기사, 크라쉬 등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반인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그럼에도 국내에 언론보도는 매우 인색했다. 오히려 대회를 비난하기 위한 보도가 눈에 띄었다. 대체적으로 대회 기간 중 개최지역 언론은 참가자수와 안전대책을 집중 보도했다. 아쉬운 것은 스포츠부가 아닌 정치부나 사회부 등 도청 출입기자들이 대회참여 수치와 사건사고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아무래도 충북도와 청주시의 사업이다 보니 당연한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스포츠나 무예 전문적인 입장에서 보면 이해를 할 수 없는 부분도 많았다.

연일 충북도와 청주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문제점만 부각해 대서특필하는 지역언론을 보고 해외에서 온 한인사범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또한, 일부 정당은 당리당략으로 무예인을 푸대접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심지어 대회기간 중 마스터십대회의 문제를 거론하며 충북 모정당 도당명의로 성명까지 발표했다. 대회를 마치고 충분히 논의해도 될 일을 잔칫상에 모래를 끼얹는 것 아니냐며 무예단체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국제스포츠기구인 IOC와 스포츠어코드, 그리고 국제연맹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를 대체적으로 높이 평가했다. 동양무예를 중심으로 종합대회를 기대 이상으로 치렀다는 점에 높게 평가를 받았다.

당장 오는 하반기 스포츠어코드에서 승인할 수 있는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계기 마련이 큰 성과다. 이는 유사 무예축제나 무예대회의 성과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제 스포츠계는 정치와 종교를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마스터십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정치를 뛰어 넘지 못한데 있다. 아무리 무예인들이 정치와 무관하다 하더라고 충북도에서 무예는 정치적인 논쟁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20여년 동안 충주무술축제와 세계무술공원 조성 등 무예진흥을 위해 노력해 온 충북도는 이제 세계 무예인에게 익히 알려졌다. 그런데도 아직도 정치적인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는 것은 아쉬움이다.

또한, 충주만이 아닌, 충북도,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 무예 중심지라고 해야 할 판에 충주냐 청주냐 라는 지엽적적인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한데에도 충북도내의 정치적 기류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방송사는 작정하듯 마스터십 오점만을 취재해 보도했다. 연일 선수촌이며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사로운 사건들만 모아 취재한 지역언론도 있다. 언론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땀 흘리며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은 주관방송사와 특정 전문언론을 제외하고는 지역 언론에서는 거의 없었다. 충북도에는 체육부기자들이 없는가라는 국제연맹 관계자들이 묻는 질문에 놀랐다. 오히려 외신들이 각 종목별로 생생한 기사들을 내 보냈다.

마스터십은 미숙한 점이 있고, 아쉬운 점이 많은 대회지만, 무예 진흥과 한국이 무예국제대회 중심국으로서 역할을 하는데 성공한 대회로 평가할 수 있다.

예산에 맞추어 선택과 집중 등 7~8개 종목에 3개 경기장 정도로 집중운영했다면 어땠을까. 더 몰입하고, 혼란도 최소화 하고, 더 멋진 대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러 무예인들에 머릿속에 남아있다.

하지만 반대로 스포츠어코드나 국제기구에서 이번 대회처럼 높은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 있었다. 한국이 전 세계 다양한 무예를 국제 종합대회로 준비하고, 추진한 점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뚝심으로 밀어 붙인 이번 대회는 국제적인 종합무예대회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월 스포츠어코드 컨벤션과 내년 4월 스포츠어코드 총회에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이 다루어진다면 명실 공히 세계종합무예대회로 IOC 등과의 파트너십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위원장 이시종, WMC)가 그 중심에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창립된 이 기구는 대회를 마치자마자 분주해졌다. 충북도와 청주가 할 일이 아닌 WMC의 역할이 된 탓에 정치적인 논쟁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직 도지사가 초대 WMC위원장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성공적인 무예올림픽을 바라는 2회 대회를 충북도가 만들어낼 수 있고, 국제무예계가 지원하는 등 국제무예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30년 후 그때도 세계무예마스터십이 존재한다면, 아마도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 세계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대회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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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빨아프지

    2016-11-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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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사범

    대한민국의 국민의식은 남이 잘되면 배 아파하는 국민 아닙니까? 거기다 저질 정치꾼까지 끼어 들었으니 오죽 하겠습니다.

    2016-09-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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