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 “할 수 있다” 기적 金… 경희대 대학연맹기 전 종목 우승

  

제39회 대학연맹기 전국선수권, 개인전 및 단체전 남녀 동반 우승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결승전. 박상영은 에페 결승전에서 14대10으로 지고 있었다. 심리적으로도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 그 순간 “할 수 있다”를 주문처럼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기적처럼 역전승을 거뒀다.

박상영의 ‘할 수 있다’가 요즘 우리 사회와 운동 선수에게 큰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본인을 포함해 동료와 주위에서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 가지면 분명 값진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태권도 경기에서도 이런 기적적인 드라마가 연출됐다. 경희대학교 김효정 선수(태권도학과, 3학년)가 그 주인공. 지난 8월 30일 전남 해남에서 열린 ‘제39회 한국대학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에서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팀 감독과 동료 선수들의 응원으로 투혼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정의 목표는 금메달. 30일 경기를 앞둔 이 날 새벽 전날 먹은 음식이 탈이 나 구토 증상과 온몸에 열이 나 응급실에 실려 갔다. 식중독과 장염 증세로 탈수까지 돼 기력이 떨어졌다. 의사는 대회 출전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얘기 했다.

몸 상태가 안 좋아지자 정신력이 떨어진 김효정은 대회 포기를 생각했다. 이때 문 광선 감독 경기결과와 상관없이 대회에 출전한 이상 “1회전이라도 뛰자”고 섣부른 포기를 단념시켰다. 첫 경기 출전에 앞서 도저히 발이 올라가지 않으면 기권을 하기로 했다.

몸도 마음도 지쳤던 김효정은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승부사로 돌변했다. 도저히 올라가지 않을 것 같았던 발이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변신했다. 1회전 1대0 승기를 잡은 김효정은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문 광선 감독 역시 “거봐 할 수 있잖아”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2014년도 대학연맹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김효정의 경기장면 [사진제공=태권도신문]


동료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되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동료가 힘겹게 자신과 싸우며 경기를 끌고 가자 응원의 목소리가 경기장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점점 자신감을 얻은 김효정은 우려를 물리치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자기 자신과 싸움에서 이긴 것. 이미 메달을 딴 것과 다름없었다.

남은 기력마저도 다 소진한 김효정은 다음 경기를 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 고비에 또 팀 지도자와 동료의 응원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8강에서 발차기할 힘도 없었지만, 정신력으로 또 승리했다.

두 경기를 기적처럼 이긴 김효정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스스로 주문을 외운 김효정은 준결승에서 승리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는 점수차승으로 상대를 제압해 완벽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와 함께 여자부 종합우승을 견인했다.

역경 속에서 자신과 싸움, 지도진의 믿음, 동료들의 응원 힘으로 값진 우승을 한 김효정은 이번 대회 여자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힘겨운 상황에서 포기 했더라면, 김효정은 어쩌면 선수로서 평생 느껴보지 못할 짜릿한 승리의 기쁨과 투혼의 결실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할 수 있다’라는 기적의 주문으로 값진 메달. 앞으로 김효정의 선수생활에 큰 약이 될 것이고, 이를 주변에서 본 여러 선수와 지도자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효정은 “몸이 안 좋아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시합에 임하는 자세가 거의 포기하는 마음으로 억지로 시합에 임했다. 이때 문광선 감독님께서 계속 효정아 넌 할 수 있다고 믿어주시고 응원해 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이어 “한판~한판! 이겨낼 때마다 스스로 신기했다. 이때부터 나도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얻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 학교 선수단의 응원 소리에 더 힘내서 시합에 임할 수 있었다. 어느때보다 금메달도 좋지만, 나를 이긴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악전고투’ 속에 김효정의 값진 금메달을 딴 경희대학교 태권도부는 대학 태권도의 자존심을 내건 대학연맹기에서 남녀 A조 개인전 동반우승과 단체전마저도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경희대 태권도부가 개인전 단체부와 5인조 단체전에서 모두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 A조에서는 -58kg급 정윤조와 -68kg급 류대한, -87kg급 이선기가 금메달을 +87kg급 이동영 은메달, -68kg급 박승준, -87kg급 김현승, +87kg급 강연호 등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류대한이 최우수상을 받고, 문광선 감독이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여자부 A조에서도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하민아(-49kg급)와 -62kg급 김은빈 그리고 투혼을 불사른 김효정(+73kg급)이 우승했다. -53kg급 임하경, -62kg급 김다솔, -67kg급 장희영 등이 은메달을 -46kg급 조희은, -67kg급 장은진, +73kg급 최준희가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효정이 최우수선수상, 안원 코치가 최우수지도자상을 각각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남자 B조(김민호, 오창현, 이시형, 김현승, 강연호)가 우승을 A조(소준성, 정윤조, 류대한, 이선기, 이동영)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자부도 조희은과 하민아, 김다솔, 김신비, 김효정의 활약으로 남녀 단체전도 동반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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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우

    역시 경희후배들 대견하고 멋지네요~ 경희인 이란게 뿌듯하네요

    2016-09-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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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도르

    김효정선수 정말 대단한거같네요 ^^
    항상 화이팅하시길 ~ ^^*

    2016-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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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식이

    모두 고생했네요.
    경희인들 드디어 보여주는군요. 지식도 운동도 최고네요.
    선수들 하나하나 챙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만들 것이라는 걸을 문감독님 축하드립니다.

    2016-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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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극곰

    선수와 감독 동기들 모두 너무 멋진 내용이네요~
    요즘 태권도의 시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잠재울수 있는 계기인듯 합니다.
    또한 주춤했던 경희대가 승승장구하는 모습 너무 좋습니다.
    감독님의 지도가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듯 합니다.
    더욱 좋은모습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2016-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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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V

    지금까지 대회가 끝나고 찍은 많은 단체사진을 봤지만 부모님들을 모시고 함께 찍은 사진은 처음 보는거같습니다...종합우승보다 더 의미가 있는 사진이라고 생각됩니다...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사진 많이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2016-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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