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차동민의 ‘동메달’이 더욱 값진 이유?

  

부상, 슬럼프 롤러코스터, 4년 전 노메달 큰 아픔


차동민이 남자 헤비급 랭킹 1위 드리트리 쇼킨(우즈벡)을 누르고 포효하고 있다.


“8년 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땄던 금메달보다 오늘 동메달이 더 값지고, 기쁘다”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남자 헤비급 동메달을 딴 차동민의 첫 소감이다. 어찌하여 금메달보다 동메달을 따고 기쁠 수 있겠나. 그러나 차동민은 남들이 뭐라 하던 진심으로 오늘의 동메달을 크게 기뻐했고, 값지게 생각했다.

이 말에는 지난 8년간 세계 최정상을 지키지 못하고, 재정복을 위해 뛰어온 자신과의 싸움, 주변의 관심, 함께하는 동료와 지도자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었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태권도 대표팀 맏형으로써 큰 부담감을 덜어내는 마지막 무대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차동민(한국가스공사, 30)은 대표팀 맏형으로 이번 올림픽에 자신뿐만 아니라 네 명의 동생들을 챙기느라 더 많은 신경을 썼다. 첫날 김소희(금), 김태훈(동) 둘째날 이대훈(동), 셋째날 오혜리(금)까지 동생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넣고 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앞장섰다.

“여기 (브라질)리우가 우리나라와 정반대쪽에 있는 나라여서 더 힘들다.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다. 맏형으로서 역할(금메달)은 못했지만, 무엇보다 전원이 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 만족한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노메달)마음을 잘 알기에 전원이 메달을 가져갈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차동민은 2012 런던 올림픽에도 선발이 돼 2연패에 도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이후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며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4 퀘레타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하면서 제2전성기를 예고했다. 이후에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지만, 전 세계에서 열린 오픈대회 참가로 꾸준히 올림픽랭킹 포인트를 쌓아 올림픽 3회 연속 출전 기회를 따냈다.

런던 올림픽 이후 2016 리우 올림픽 본선 무대에 차동민이 설 것이라고 기대했던 이는 별로 없었다. 본인도 마찬가지. 그러나 철저한 자기관리와 끊임없는 도전으로 차동민은 한국 태권도 선수 유일하게 3회 연속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 태권도 선수로서 자기관리의 교과서 통한다.


입상자.차동민은 남자 헤비급 경쟁 상대 중에서 가장 단신(189cm)으로 상대들과 겨뤘다.


4년 전 전성기에 노메달은 뼈아픈 상처였지만, 4년 후 리우에서는 성숙해져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실상 은퇴무대로 선 마지막 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둔 차동민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현역 은퇴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은퇴선언 깜짝 발표했다. 그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감독님(박종만 대표팀 총감독 겸 한국가스공사 총감독)께 뭔가 꼭 하나는 해드리고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마지막에 힘이 좀 더 났던 거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이전에 소속팀 총감독으로 지난 8년간 무한신뢰로 뒷바라지 해준 은사에 고마움이다.

또 이번 차동민의 메달이 값진 것은 차동민이 출전했던 베이징 때와 8년 후 리우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많이 달라졌다. 당시에도 체격조건은 월등히 불리했지만, 빠른 발차기와 기술로 제압이 가능했다. 그러나 전자호구 도입과 얼굴 다득점제 도입으로 체격조건에서 많이 불리해졌다. 그런 변화된 환경 속에서 새롭게 몸을 만들고, 주특기를 새롭게 변화시켜 메달로 연결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대표팀 예상 기대주에서도 차동민은 늘 마지막 이었다. 김태훈, 이대훈 금메달과 김소희와 오혜리의 메달 가능성을 높게 본 반면에 차동민은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전부였다. 태권도 선수로써 나이도 많고, 경쟁 선수들과 체격조건에서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동민은 동요하지 않고 자신만의 싸움을 준비했다. 자신의 명예회복과 선수로써 최고의 무대에서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는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성원해준 부모와 동료, 지도자들에게 값진 성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올림픽을 준비한 오남매 맏형으로써 동생들의 큰 성과에 누가 되지 않고자 했다.

현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차동민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해외에 나가 공부를 하고 싶다. 외국 선수들은 이번에 올림픽에서도 많이 봤는데, 직업이 따로 있는 선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난 공부를 하고 싶다. 일단 언어부터 시작해서 처음부터 다시 올라가려고 한다”고 해외 유학 계획을 전했다.

올림픽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 차동민의 동메달로 한국 태권도 오남매 전원이 목에 메달을 걸고 금의환향하게 됐다. 애초 노골드 우려, 절반의 메달 예상과 달리 모두가 메달을 따내고, 약체로 평가 받았던 여자부의 전원 금메달은 큰 성과 중 하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팀 내에서 선수들이 사기진작과 자신감을 불어넣은 맏형 차동민의 리더십이 빛나는 이유다. 그래서 이번 차동민의 메달이 더욱 값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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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용훈

    흠....

    2016-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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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수

    겨루기공식=앞발 들었다 놨다ㅡ발펜싱시작ㅡ앞발 걷어내기 악전고투ㅡ다리 높이 올려 얻어걸리기 꼼수ㅡ1회전×3회전 끝
    뒤차기 한방도 3점인데 삼라운드 점수 선수가 3점도 못 뽑는게 부지기수..
    진짜 겨루기 경우의 수가 밀어차고 앞발들고 이것밖에 요즘 학교에서 안 배운다는데

    2016-08-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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