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오혜리, 드라마틱 꿈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우승 계기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 구체화


오혜리가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WTF]


오혜리가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

부상과 슬럼프로 3년 전만 하더라도 은퇴까지도 고민했다. 이내 다시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했다. 욕심도 버렸다. 집중의 집중. 간절함은 통했다. 오혜리는 이때부터 기적 같은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만년 2인자라는 수식어를 떨치고,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모스크바 그랑프리까지 우승하며 올림픽 자동출전의 가능성을 높였고, 결국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67kg급 금메달에 도전한 오혜리 몸은 가벼웠다. 경쾌했다. 무엇보다 얼굴에 자신감이 차 있었다. 금메달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가 뒤처지는데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반전을 노렸다. 그리고 역전을 했고, 위기에 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눈앞의 놓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오혜리는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 바하 올림픽파크 까리오까 아레나Ⅲ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에서 우승했다.

결승에서 랭킹1위면서 상대하기 매우 까다로운 프랑스 하비 니아레(프랑스)와 역전과 추격 방어전을 펼친 끝에 13대12로 신승을 거뒀다.

1회전 가벼운 몸놀림과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몸에 붙은 상황에서 니아레의 ‘스콜피온 킥’ 변칙 발차기에 일격을 당해 3실점 했다. 주심의 잡고 찬 행위로 보고 유효득점을 취소했지만, 상대팀 세컨이 비디오판독으로 다시 살렸다.


오혜리가 니아레의 머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사진 = WTF]


3점이 뒤진 가운데 시작된 2회전. 오혜리는 경쾌하지만 서둘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왼발 몸통을 허용해 점수차는 0대4로 벌어졌다. 곧 오혜리가 니아레의 왼발 내려차기를 오른발 뒤차기로 받아차 3점을 만회했다. 뿐만 아니라 왼발 얼굴을 연속 성공시켜 순식간에 10대4로 대역전했다. 승기를 확실히 잡은 오혜리는 자신감에 넘쳤고, 니아레는 대량실점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지막 승부를 짓는 3회전. 10대4로 6점을 앞선 오혜리의 스텝에는 더 자신감이 실렸다. 니아레는 더욱 거칠게 전세를 뒤집기 위해 공격을 퍼부었다. 몸통 점수를 빼앗긴데 이어 또 변칙발차기로 실점했지만, 주심이 다시 잡고 찬 행위로 취소했다. 비디오판독 역시 니아레가 왼손으로 오혜리를 잡고 찬 것이 포착돼 판독요청을 기각했다.

경기는 후반으로 접어들고 점수를 지켜야 하는데 니아레의 내려차기를 뒤차기로 반격했지만 유효득점으로 인정되지 않고, 니아레의 발끝이 머리에 닿아 3실점과 소극적인 경기운영으로 경고누적으로 1점차로 추격당했다. 마지막 종료 직전까지 두 선수의 공방은 끝이 없었고 13대12로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2전3기 도전 끝 올림픽 무대에서 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나이 스물여덟. 사회적으로는 젊은 편에 속하지만, 태권도 선수로써는 노장에 속한다. 실제로 역대 한국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가장 많은 나이(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은 당시 27세)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8 베이징과 2012 런던 올림픽은 한국체대 선배인 황경선에 밀리고, 부상으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 역시도 3년 전까지도 큰 가능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15년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백전노장 이인종을 꺾고 태극마크를 달면서 올림픽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간절함’으로 대회에 임한 결과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이후 그랑프리 우승과 더불어 올림픽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이날 오혜리는 이날 첫 경기에서 캐나다의 멜리사 파뇨타를 9대3으로 가뿐히 꺾고, 8강에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대만의 치아 추앙(Chia CHUANG, 26)을 3회전 종반 21대9로 점수차승으로 제압했다. 강자를 완벽히 꺾으면서 우승의 예감은 더욱 강해졌다.

이어 준결승에서는 실력이 우수한 아제르바이잔의 파리다 아지조바를 상대로 이전 경기보다는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2대1로 앞선 가운데 3회전 주특기인 왼발 내려차기로 3점을 얻으 승기를 잡아 6대5로 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건 오혜리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WTF]


경기 직후 오혜리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제 해냈구나 싶다는 생각이 든다. 늘 항상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해왔다. 그동안 결과가 썩 좋지 않아는데 오늘은 과정도 결과도 모든게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태권오남매 중 오혜리는 경쟁 선수와 승률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결승 상대이자 우승후보인 프랑스의 아비 나이레, 러시아 아나스타샤 바리시니코바, 터키 타타르 누르, 스웨덴의 엘린 요한슨, 대만의 치아 추앙 등과 비교해 패배가 가장 적었다.

전문가뿐만 아니라 심지어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던 올림픽 금메달. 이 드라마를 써낸 오혜리의 지난 노력의 결과는 많은 선후배 동료선수들에게 “하면 된다”와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혜리 #드라마틱 #-67 #니아레 #황경선 #리우올림픽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