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가장 흥미로운 대결 구도… -80kg급, 그 승자는?

  

<2016 리우 올림픽 - 태권도 男-80kg 관전포인트>


4년의 기다림. 스포츠 선수에게는 4년이 그 설렘과 그대의 연속이다. 이를 위해 뼈를 깎는 훈련과 노력, 부상방지 등이 필요하다. 2016 리우 올림픽의 정식종목은 28개 경기 종목이 있다. 그 중 태권도는 현지시각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남녀 8체급 8개의 금메달을 걸고 싸운다. 한국은 역대 최다 5체급에 출전했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은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보다 흥미롭게 관전할 수 있도록 이 분야 전문기자인 <무카스> 한혜진 기자(남자부 4체급)와 <태권도신문> 양택진 기자(여자부 4체급)가 한국 대표팀 입장이 아닌 객관적 시각에서 체급별 경기력과 주요 선수들의 면면을 전하고자 한다. 마냥 보는 것보다 해당 체급에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 경기를 보면 일반인이라도 보다 재미와 흥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본 기사는 지난 5월 작성되었고, WTF 공식 웹사이트에 사전 연재된 축약된 영문기사의 국문 원문이다. [편집자 주]

부동의 1위 코다바크쉬 최근 하향세, 올림픽에서 진가 발휘하나?


남자 -80KG급 탑클래스


이번 올림픽 태권도 남녀 8체급 중 가장 흥미로운 대결이 많은 체급이 바로 남자 -80KG급이다. 다른 체급도 이미 그랑프리와 각종 이벤트 레이스를 거치면서 대결구도가 흥미롭다. 그런데 왜 남자 -80KG급을 주목해야 할까. 가장 먼저 이 체급은 이슈의 스토리를 가진 선수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

지난해 5월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 때만 하더라도 이란의 마흐디 코다바크쉬(Mahdi KHODABAKHSHI, 이란, 25, 1위)가 이 체급의 유력한 우승후보로 관측됐다. 남녀 8체급을 통 들어서도 -58kg급 파르잔 아수르 자데 팔라와 함께 불변의 금메달 후보였다.

코다바크쉬 역시 이란 태권도 세대교체로 2014년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린 아직까지 2년 밖에 안 된 신인이다. 2014년 각종 오픈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하더니, 인천 아시안게임과 WTF 아스타나-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 연승을 차지하면서 이 체급 새로운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이듬해 세계선수권과 삼순 그랑프리까지 우승했다.

결과만큼이나 실력이 대단했다. 주요 대회를 휩쓰는 과정에서 이 체급의 우승 후보군을 형성하는 미국의 스티븐 로페즈와 아론쿡 등을 모두 이겼다. 눈부신 경기 기술을 내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여전히 부동의 랭킹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후반으로 가면서 부상이 생기면서 결과도 하향세 분위기다.

미국 스티븐 로페즈의 5회 연속 올림픽 출전 대기록 작성


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티븐 로페즈


단시간에 세계 정상에 오른 코다바크쉬가 있다면, 16년간 이 체급을 점령해 온 관록의 스타가 있다. 바로 세계선수권 5연패의 진기록을 세운 스티븐 로페즈가 그 주인공(Steven LOPEZ, 미국, 39). 10위권 밖으로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해 “스티븐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나이 37세(1978년생). 국제대회 태권도 선수 중에는 최고령이다. 주요 출전 선수들의 평균 나이와 큰 차이가 있다. 그와 경쟁하는 주요 선수의 평균 나이가 23~24세이다. 13세 이상의 차이가 있다. 가뜩이나 나이가 들어 체력도 젊은 선수들에 비해 처질 수밖에 없는데, 전자호구 시스템으로 변화되면서 체력은 더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황제는 죽지 않았다. 팬암 대륙선발전을 통해 끝내 살아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했다. 단 한 번의 출전도 어려운 올림픽을 무려 5회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간 기록한 결과물도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런던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모두 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어떤 의미 있는 결과를 낼지 궁금하다.

‘불운의 스타’ 아론 쿡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


불운의 스타에서 올림픽 챔피언을 꿈꾸는 아론 쿡


이 체급 올림픽 한이 있는 선수 한 명이 있다. 바로 아론 쿡(Aaron COOK몰도바, 25, 2위).

원래는 영국 태권도의 간판이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후 2009년 신예 아론 쿡이 세계 최고의 스타 스티븐 로페즈를 상대로 실신 KO승을 거두면서 일약 스타가 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후 아론 쿡의 전성기는 시작되었다.

올림픽 앞두고 아론 쿡은 세계랭킹 1위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개인 전담팀도 생길 정도로 명성과 인기가 대단했다. 그게 화근이었다. 개인훈련을 이유로 대표팀 공식 훈련에 불참하면서 GB태권도와 갈등이 시작됐다.

결국 GB태권도는 이 체급 대표를 메달획득이 유력한 아론쿡을 배제하고, 랭킹 59위의 루탈로 무하마드(Lutalo MUHAMMAD, 영국, 24, 4위)를 선택했다. 국제 태권도 사회에 자신의 억울함을 알림과 동시에 WTF와 영국올림픽위원회(BOA)에 이의를 제기하고 중재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그리고 4년.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루기 위해 그는 2013년 영국령 맨 섬(Isle of Man)으로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맨섬에는 NOC가 없어 올림픽 출전은 할 수가 없었다. GB태권도로 합류하거나 제3국으로 귀화해야 하는 상황. 그런 그에게 몰도바가 손을 내밀었다. 일사천리로 시민권을 획득했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절차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자신이 먼저 속해 있던 BOA가 아론쿡의 몰도바 국적 변경을 승인을 해줘야 한다. BOA로써는 올림픽에서 자국 선수에게 위협이 될 선수에게 승인해줄 이유가 없는 상황. 그럼에도 아론쿡의 간절한 요청과 스포츠 선수로써의 꿈인 올림픽 출전을 막을 수 없었다. 주위 예측과 달리 BOA가 승인했다. 그 다음 허락을 받아야 할 IOC도 쉽게 승인해줘 8월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아론쿡에게 만큼은 절대 져서는 안 되는 GB태권도의 속사정


영국이 아닌 몰도바로 출전하는 아론쿡(청)과 영국 대표 루탈로의 2015그랑프리 결승전


아론 쿡과 직접적인 감정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불편한 관계의 선수는 2012 런던 올림픽 자신의 대표팀 자리를 꿰찬 루탈로 무하마드(Lutalo MUHAMMAD, 영국, 24, 4위). 루탈로는 아론쿡 대신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이 체급 간판선수로 활약을 펼쳤다.

GB태권도는 여러 번의 국제대회에서 자국의 선수와 아론 쿡과 대결은 피하고 싶었다. 혹여나 자국 선수가 아론쿡에게 패하기나 하면은 미디어를 포함해 민감한 여론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2014년 올림픽체급에서 경쟁하는 영국의 다몬 산숨과 루탈로를 Bahrain Opon과 Dutch open에서 각각 모두 이겼다. 하지만 2015년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다몬 산숨에게 멕시코시티 그랑프리 파이널 결승에선 루탈로에게 졌다.

GB태권도는 이 체급에서만큼은 메달 획득만큼이나 중요한 목표가 있다. 아론 쿡에게 져서는 안 된다. 아론쿡은 몰도바로 올림픽을 뛰지만 영국 내 팬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올림픽에서 메달 입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론쿡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메이저급 대회에서 잇따라 2회 연속 자국팀 선수가 이겨 자신감은 넘친다.

혜성처럼 등장한 ‘검은 진주의 기적’ 씨세 살라, 이 체급 결과의 큰 변수


아론 쿡(청)이 시세 살라에게 수차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체급에 눈여겨 볼 선수가 또 한 명 있다. 지난 2015년 혜성처럼 등장한 ‘검은 진주의 기적’ 셰이크 살라 씨세(Cheick Sallah CISSE, 코트디부아르, 22, 5위)이다. 2014 아프리카선수권대회에 동메달을 딴 계기로 국제대회 출전을 시작했다. 스티븐 로페즈, 아론 쿡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노메달에 그쳤다.

이듬해 씨세는 몇 배는 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곧 이어 개최된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송곳처럼 강한 오른발 커트를 무기로 강호 구안 알버트(Albert GAUN, 러시아, 23, 3위)와 루탈로 무하마드(Lutalo MUHAMMAD, 영국, 24, 4위), 스티븐 로페즈(Steven LOPEZ, 미국, 39)를 잇따라 제압하더니 결승에서는 아론 쿡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그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아프리카게임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 체급 상위 랭커로 우뚝 섰다. 삼순 그랑프리에서도 아론 쿡과 루탈로, 알버트를 다시 한 번 이기고 지난 모스크바 그랑프리 결과가 이변이 아님을 각인 시켰다. 결승에서는 코다바크쉬와 일전을 앞두고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그해 연말 최종 랭킹 8위를 기록했다. 이란과 영국이 중복돼 랭킹 6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획득하는 행운을 안았다.

실력만큼이나 꾸준한 실력의 알버트와 타히르 구엘렉 선전 기대


이 체급에는 2014 퀘레타로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 구안 알버트(Albert GAUN, 러시아, 23, 3위)와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타히르 구엘렉(Tahir GUELEC, 독일, 23세, 8위) 등 강호들이 즐비하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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