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더 이상 ‘냉방시설’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세계태권도본부라는 곳은 ‘한증막’


외부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데 냉방시설은 전무해 찜통 속 한마당 예선전이 열리고 있다.


한증막이 따로 없었다.

국기원의 지난 달 31일. 이례 없이 세계태권도한마당 예선전이 열리던 날이다. 지자체 대회 유치에 실패한 국기원이 차선책으로 국기원에서 한마당을 개최하면서 불가피하게 국내 종합격파를 미리 컷오프 예선전을 치렀다.

경기장은 오전부터 선수단의 열띤 분위기로 고조됐다. 매년 신기술을 선보여 젊은 태권도인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그 분위기는 매년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선수단이 시간이 갈수록 열띤 분위기가 저하되었다. 지쳤기 때문이다. 실내의 냉방이 전혀 안 되어 탈진한 선수가 늘어났다.

그리고 사흘 후 같은 장소에서 ‘2016 세계태권도한마당’이 막이 올랐다. 본선에서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대회에 임하고, 관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냉방시설’을 긴급 강화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역대 최다인 4천753명이 출전한 대회에 참가자의 열띤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냉방기기가 선수단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대회 개막식이 열린 3일 오후에 대회장을 찾은 각계각층 귀빈과 관중들 모두 무더위로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부채질만 연신 해댔다.

냉방이라는 것이 기기가 좋고, 많다고 되는 게 아니다. 외부의 열기가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단열과 냉방기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을 곳곳으로 순환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기원은 그런 환경을 준비하지도, 할 수도 없는 구조다. 애초부터 확실한 냉방은 무리였다.

특히나 매년 한마당은 폭염이 가장 심한 시기에 개최된다. 게다가 그 시기에 장마가 끼여 폭우와 강풍도 올 때가 많다. 그래서 경기장 내․외부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그 중 경기장으로서 국기원은 상징성을 제외하고서는 최악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몇 달간 한마당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국기원 직원과 외부 위촉위원이 대회를 잘 치르고서도 경기장 환경 때문에 욕을 먹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매년 가까운 곳에서 한마당을 지켜본 기자로써 이번 한마당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매우 잘 진행되었다. 다년간 경험한 직원들이 노하우가 빛이났다.

특히나 과거에 대행사에 맡겼던 환영만찬과 수송, 호텔 등 돈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들을 직접 담당자가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을 아꼈고, 방문객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했다. 덕분에 많은 만족도를 제공했다. 이 모든 노력과 성과는 대회장 무더위로 평가받지 못했다.

국기원은 곧 여름이 다 지나간다지만 더는 냉난방 및 공조시설을 늦춰서는 안 된다. 방문객의 이런 불만이 한마당에만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전에 매일 국기원 상설공연이 열리고, 매주말마다는 국기원 승품단심사가 열린다.

어려운 시간을 내어 태권도 본부라는 곳에서 태권도시범공연을 보러 온 관객은 무더위와 먼지 가득한 곳에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다. 그나마 열기가 식은 저녁이라 다행.

주말 폭염이 절정인 국기원심사장은 자녀의 심사를 보러온 학부모들이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다. 자신이 더운 것보다 자녀가 무더위 속에서 심사를 보는 것 자체에 화가 난 것. 이 모든 덤터기는 가뜩이나 어려운 해당 도장 지도자가 쓰고 있다.

수년 전 국기원은 냉난방 시설을 갖추겠다고 수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러나 진행을 보류했다. 어느 해에는 그 예산이 없어졌다. 국기원을 성지화사업해 곧 대규모 리모델링할 텐데, 왜 예산을 낭비 하냐는 이유로 계획을 접었다.

이런 속사정은 현재 태권도를 수련하는 수련생은 물론 전공생, 학부모, 일선지도자 모두 아는 이가 없다. 그러니 그 탓을 누구한테 할 것인가. 심지어 더위 때문에 불만이 기자에게도 수십 차례 푸념과 불만으로 제보 아닌 제보를 해오고 있다.

성지화 사업 추진하더라도 제발 국기원 대외 상징성에 걸맞은 최소한의 시설을 갖춰야 한다. 상징성으로 남길 것이면 행사도 하지 말고, 대관도 안 하면 된다. 할 거라면, 당장 시행하라.

매주 학부모가 국기원을 욕한다. 도장도 욕 먹는다. 이 불만은 곧 태권도 명예를 실추시키고, 도장경영에 어려움을 부추긴다는 것을 국기원은 명심해야 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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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 #시설낙후 #냉방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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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끄럽습니다

    태권도의 매카인 국기원이 냉난방 부재로 열악한 시설 심사비 대회비 기타등을 납부하고가는 장소인데 10년째 변함없는 낙후됨이 창피합니다

    2018-08-15 11:27:4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국기원 쓰레기

    궁금하다 국기원 실내가 더 뜨거운지 찜질방이 더 뜨거운지
    다신 가기싫은 국기원

    2016-08-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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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판이야

    개판이야, 국기원놈들 돈굳어서 좋습디까?
    예선날 임원들 심판들만 시원하라고 틀어놓은거
    그거 열기 다 관중석으로 올라옵디다. 참 대회 진행 잘 하시드래요 ㅎㅎ
    헤쳐막기 잘 배워서 잘 해쳐드세요^^ ㅎㅎㅎ

    2016-08-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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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

    태권도원 상징지구에 국기원을 다시 지어서 행사 할려면 제대로 하십시요.

    2016-08-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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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a52

    저도 얼마전 국제태권도오픈대회에 참석했었습니다.강남한복판에 국기원이라기에 기대를 많이하고 아이응원하러갔다가 대회지연에 에어컨없는 대회장,지저분한 대기실,대회진행부족으로 더위속에서 6시간이상 지켜봐야했습니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정말정말 실망하고 이대로는 안된다생각하는 1인입니다.국제대회라서 많은 아시아인들이 있었는데 나라망신입니다. 얼릉 대책을 세워주세요!

    2016-08-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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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점점싫어짐

    7월달에 국기원 승단심사 다녀왔습니다.
    미친듯이 더운데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냉풍기?같은거 몇대로 돌리고 있더라구요.
    생각이있는건지 진짜..
    심사를 응심하러온 수련생에게 미안하고 오랜시간 수련과정을 통해 자녀들의 멋진 모습을
    보러온 학부모님께는 그저 죄송할뿐이더라구요.
    더워서 사람들은 연신 부채질만하고있고...
    밖에는 미국인지 어디서 관광객들와서 국기원 사진찍고있는데 내가 더 미안해지더라구요
    한여름 땡볕에 국기원 갔다온 이후로는 아주 국기원 가기도 싫더라구요
    그러면서 2시부터 하는 공연은 보러오라고 하고, 사람을 맞을 준비도 안되있는 상태에서
    뭘 하겠다는 겁니까

    2016-08-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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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제작년 7단심사보는데 더워 죽는줄 알았음.
    오죽 심했으면 사람들이 몰래 강의실 들어가 나오지 않고..
    그사람들도 한 도장의 관장들이고 지도자인데
    게다가 체점위원님들.
    연세도 있으신분들이 그 더위에 하루종일 앉아 심사체점 보게 하는것 또한 무례요. 결례라 생각하는 1인
    좀 바꿉시다.

    2016-08-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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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부흥을 바라며

    오현득원장님, 직원들 설득해서 태권도원으로 이전해서 태권도의 제 2 부흥기를 여시기 바랍니다.

    2016-08-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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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래

    국기원 그냥 태권도원 내려가라~ 그리고 지금 남은 국기원 건물은 강남구 관할로 넣어서 관광명소로만 쓰자~ 자꾸 내려간다간다하고 왜 안내려가냐 시설도 구려, 접근성도 떨어져, 도로도 불편해 빨리 내려가라는 기사를 쓰세요 기자님~~

    2016-08-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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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해

    태권도원 뭐 할라고 저렇게 크게 지어놓고 활용을 안하나?

    2016-08-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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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결 방안은?


    국기원, 냉난방 잘 되어있는 태권도원으로 빨리 이전 해서 태권도 발전을 위해 힘쓰십시요.

    2016-08-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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