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물 뒤집어 쓴 ‘국기원’과 ‘꿀 먹은 태권도인’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멀쩡한 국기원, 정부에 헌납한 것부터 이미 예고된 일들


지난 15일 정통 태권도인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격렬하게 이사회를 방해하고 있다.


며칠이 지났어도 숨을 쉬는데 코끝에 악취가 느껴진다.

어김없이 3년이 훌쩍 지났다. 또 국기원은 예상대로 시끄럽다. 조금 조용히 경건하게 새로운 집행부 구성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너무 순박한 기대감이었나.

태권도를 위한다기보다는 권력과 이해관계에 얽혀 보이는 태권도인들이 국기원에 오물을 뿌려 댔다. 이것으로 성에 안 차서인지, 시선을 끌지 못해서인지 ‘염산’까지 등장했다.

스스로 태권도 ‘성지’라고 자부하는 ‘국기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소설이 아닌 지난 3년 전에 이어 며칠 전에 국기원에서 벌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눈뜨고 보지 못할 일을 벌인 사람은 외부 ‘깡패’도 ‘용역’도 아닌, 스스로가 정통 태권도인이라고 자부하는 ‘태권도인’이다. 심지어 자신이 태권도 9단임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항의와 싸우는 방법이 서툰 것인지? 시위에 개념을 모르는 것인지, 무조건 윽박지르고 두드리고, 행패를 부리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런 말도 안 된 행동들을 한 이들과 이를 방관한 태권도인들 덕에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하는 국기원의 위상은 결국 땅으로 떨어졌다.

일련의 국기원의 위상추락은 정치인의 입성, 정부 낙하산 인사, 정부의 개입 이유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사태는 이미 국기원이 특수법인 전환되면서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2009년 기자는 <국기원, 스스로 족쇄 차나?>라는 칼럼으로 국기원이 스스로 정부 산하단체로 전환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연간 승품단심사 수수료 등으로 90억 원의 예산의 재정자립이 가능했기에 자생적으로 계속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관련기사 : 국기원, 스스로 족쇄 차나?)

당시에 법정법인으로 전환시 가장 우려되는 것으로 “국기원의 이사장 및 원장 직에 태권도와 큰 인연이 없는 외부 인사가 임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어찌 되었나. 지난 3년 전 정치인이 국기원 이사장에 임면됐다. 그리고 3년이 지나서 정치인과 정부의 개입, 5단의 국기원장 임명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다름 아닌, 태권도인의 뜻이고 결과이다. 누구를 탓할까. “나는 제도권에 참여하지 못해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마음이 과연 편할지 반문한다. 사석과 뒤에서는 태권도 개혁을 외치고, 특정 제도권 인사에 대해 성토하는 이들도 전면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왔다.

국내에 20여개가 넘는 태권도전문지들도 펜이 꺾인 지 오래다. 필자를 포함한 다수의 전문지 기자들이 연중 활동하지만,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등 기관의 정책과 인사 그리고 다양한 사안에 대해 밀도 있게, 심층적으로 활동했는지 함께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일부 태권도 제도개선과 개혁을 외치거나 글을 썼던 교수와 지도자는 ‘바보’ 또는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일부는 고소·고발에 휘말리며 외로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도움을 요청해도 ‘딴청’을 피웠다. 인성과 정의를 강조하는 태권도인들의 모습들이었다. 세계 206개국 8천만 태권도인의 모국, 한국 태권도계에는 ‘오피니언리더’가 없다.

더구나 요즘 국내외 태권도인들 사이에서는 전임 정치인 출신의 이사장과 신임 국기원장을 둘러싼 자격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태권도 9단이 아닌 5단의 저단이고, 태권도의 근간을 해치는 행정을 펼친다는 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이에 반발하는 이들은 역대로 9단 아닌 원장도 많았다, 행정력과 업무 추진력이 우수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싸움을 주고받는 이들은 태권도인들. 매일아침마다 태권도인들 수백여 명이 모인 ‘카톡방’은 국기원장의 자격시비를 놓고 반복적으로 울어 댄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지엽적인 논쟁만 지겹게 반복되고 있다. 그러니 문제 해결은 없이 태권도인끼리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현재 국기원에 문제가 있다면 숲과 본질을 살펴보고,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앞날의 일이나 사안 전체를 보지 않고 부분적인 현상으로만 자꾸 분열하는 ‘근시안적’인 태도들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국기원 문제를 포함한 태권도계 전반에 대하여 태권도인의 책임 있는 행동과 사회적 관심을 요구한다.

난 공부만 해야하는 학생이고, 난 생업이라 바쁜 지도자이고, 나는 외국에 사는 지도자라서,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갖가지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의 이유로 뒤로 빠져 있지 않길 바란다.

그럴수록 태권도인들이 가장 큰 불만인 ‘비태권도인’이 중심이 된 ‘태권도 리더쉽’이 계속될 것이다.

<긴급구조 태권도>를 함께 진행하는 양택진 기자가 며칠 전 방송에서 “(일반인 중에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투표를 안 하면, 나 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크게 공감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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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원 #오물 #이사회 #태권도인 #오현득 #국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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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ㅈㄱㄹ

    무슨.소리입니까? 국기원장과 이사들이 옷을 벗어야죠~~쩝

    2016-06-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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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학과 졸업생

    시민단체가어디있어요 ,태권도 팔아 한번만더 이런추태를 부리면 사주하는 놈들까지 보내버릴것이며 . , 이번일 엄벌에 처하지 못하면 국기원 원장 ,대태회장 그만 옷벗을 준비 하시길....

    2016-06-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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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마디

    태권도의 성지는 국기원이 아니라 태권도원으로 해야지 무순 국기가 이래요?

    2016-06-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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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40년

    40년의역사의 국기원 2016년 현재의 문제가 과연 필자의 말대로"2009년 기자는 <국기원, 스스로 족쇄 차나?>"로 부터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30대중후반 부터 수십년을 권력과 자기영달을 보장 받으며 안일하게 살아온 정통? 태권도인들의 잘못은 조금도 없이 단지 특수법인된 탓인건지? 일선도장들과 일반 수련들에게는 국기원 무슨일 어떻게 하는지 알수도 알리지도 않는 철옹성같았던 그시대의 국기원이 건전한 했다는 것인가? 특수 법인 전환 바로 직전에는 5~^6명의 이사가 이사장도 원장도 뽑아서...그과정에 인원까지 동원하여 물리적 충돌까지 했던 그날을 지금도 기억하는데...숲을보라는 필자의 말이 이해가 되질 안는다.참~참 여론의역할

    2016-06-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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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국기원 관계자분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국민이나 외국인들에게 추태 보이지 말고 모두 무주로 내려가세요.. 이런 모습 보여줄라고 서울 강남에서 버티고 있나요?

    2016-06-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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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선

    그래도.. 영상을 찍고 하는 한국인들도 진짜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이게 뻔히 외국으로 다 나갈것을 아는데.. 그것을 이렇게 신문과 비디오로 내보내야하나요? 저도 모르고 있었는데 저의 외국 사범이 물어봐서 이 기사를 접합니다! 정말 창피합니다! 기자들도 진짜 이해를 못하겠고요!

    2016-06-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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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선수

    편집장의 반성이 공허하게 들리는이유는 무엇 일까? 태권도계의 대표 언론의 편집장의 글치고는 너무도 허술한것 같다. 과연 현실을 꼬집는 것이 언론의 역할 인지? 물론 언론자유화 이후 너무도 많은 사이비 언론들이 각 분야에 난무하지만, 특히 태권도계에는 정도언론을 보기 어려운 것 같다 모회사의 수입 사업을 위해 자회사가 영업을 외면 하기는 어렵겠지만...더구나 편집장은 태권도인으로 알고 있는데 또한 편집장 정도의 연륜 이면 그대가 말하는 오피니언 리더의역할을 본인이 해야 하는것 아닌가? 비아냥은 나같은 무지랭도 할 수 있는데...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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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관장

    태권도인들끼리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데, 고단자 분들이 오물에 염산! .. 대화와 화합으로 연결되는 행복한 태권도 미래를 꿈꿔봅니다.. 태권도 화이팅!. 국기원 화이팅!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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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ㅈㅈㅎ

    반대를 하는 이유가 5단이여서 일까요? 다들 반대하고 일어나는데는 이유가 있는겁니다!
    제발 이번에는 투명해지기를 바랍니다!!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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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fmr

    악의적인 기사보다는 태권도의 종주국으로서 행정 전반과 경영 능력을 따져보고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 살수있도록 좋은 내용의 기사를 실어주시면 고밥겠습니다. 5단이면 어떻고 단이 무었이 그렇게 대단합니까. 진정한 리더십이 있고 행정 능력과 경영 능력, 태권도 발전에 힘이 되는 분이면 되지 않나요. 이러한 시기에 태권도인들이 더욱더 똘똘 뭉친다면 현재 임면되신 원장님도 태권도 발전에 기여하시리라 봅니다.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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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ug4646

    국기원의행정적 수장으로서 행정력과 경영 능력을 갖고 글로벌 마인드로서 전세계 태권도계를 이끌어 갈수 있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꼭 태권도 9단이 아니더라도 태권도를 수련하고 태권도장 을 경영 하셨다면 국기원의 기능과 태권도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것이라 믿습니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서러 헐뜨고 비난은 삼가하는 것이 일선 도장들이 살아남는 힘이 될겁니다.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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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관장

    그래 우리가 병신이다. 밥도 잘 먹는 주둥아리 두고도 말한마디 안하고 방관했으니 누굴 탓하겠서. 기자양반들 말마따나 박ㄱㄴ 싫다고 투표 않아면 그뇬한테 5년간 통치를 당해는거지

    2016-06-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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