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장탐방] 미국 최초 무도학과 브리지포트대학을 가다

  

100년 전통의 종합대학 내에 한국인 태권도사범이 '무도학과' 설립


미국 최초의 무도학과를 설립한 김용범 교수(중앙)와 학교 관계자들의 모습.


이번 방문지는 미국 최초의 무도학과가 설립된 브리지포트대학이다.

뉴욕에서 북쪽으로 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커네티컷 주의 해변도시인 브리지포트에 100년 전통의 종합대학이다. 1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캠퍼스는 한 면이 아름다운 바닷가와 맞닿아 해변을 거닐며 사색을 즐기는 교수와 학생들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이 대학 무도학과 학과장은 한국인 이다. 바로 김용범 교수가 그 주인공. 한국에서 엘리트 태권도 경기인 출신이다. 태권도 명문고 동성고를 거쳐 경희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한 그는 경희대 코치로도 활동했다. 석사학위를 마친 후 25년 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 중 강단에 선 그는 브리지포트대학에 태권도 강좌를 개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태권도를 미국 고등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정식학과로 발전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8년간의 산고 끝에 2006년 서양문화권 최초로 무도학과(Martial Arts Studies)를 신설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는 동양무도가 서구문명권에 학문으로 인정을 받은 최초의 사건이었기에 태권도뿐 아니라 무도계 전체가 기뻐해야 할 역사적 쾌거였던 것이다.


커네티컷 주 해변도시인 브리지포트에 자리 잡은 캠퍼스 전경


처음에는 태권도학과를 설립할 목적이었으나 신설학과를 인준하는 미 고등교육심의위원회로부터 태권도라는 명칭이 생소하며 태권도만을 독립적인 학문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고민하던 끝에 무도학과라는 명칭아래 태권도전공을 두는 방식으로 타결점을 찾아 최종승인을 얻어냈다.

이로서 한국의 전통인 태권도가 미국정규대학교육에서 학위 전공으로 인정받는 최초의 성과를 이뤄냈다. 나아가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학문적 결합을 꿈꿔왔던 김용범 교수의 바람이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 무도학과를 단과 대학으로 발전시킨 후 대한민국 영토 밖에 최초의 태권도 학과를 설치하려는 의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김용범 학과장 인터뷰


김용범 학과장

Q. 브리지포트 대학의 무도학과란 어떤 곳인가?

무도학과로 인가를 받아 태권도전공으로 학사학위(Bachelor of Arts)를 받을 수 있는 미국 내 유일무이한 곳이다. 이로서 태권도의 세계화는 물론 전문화된 무도지도자 배출에 앞장서고 있다.

Q. 대학하면 가장 궁금한 것이 졸업 후 진로다. 어떤 진로를 그려볼 수 있겠나?

미국은 현재 전문 태권도지도자에 대한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에서 태권도학과를 졸업을 하고 건너온 많은 사범들이 있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 막혀 제대로 실력발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고용주의 입장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진다. 태권도의 기능만 특화되었지 태권도를 지도하는데 필수인 영어 교습능력, 상담능력, 도장경영 전반에 관한 실무관리능력 이 떨어져 이들을 다시 교육시키는 데만 해도 짧게는 5, 6년에서 길게는 10여년의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 성장하고 자격을 갖춘 인력들에 대한 필요가 극에 달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브리지포트 대학의 무도학과 프로그램을 통하면 언어와 문화적 적응에 대한 완충은 물론 학위취득과 취업에 대한 보장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지금도 미국 각지에서 우리 졸업생들을 채용할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우리 대학에 스포츠경영학 석사과정이 신설될 예정이라 학사에 이어 석사과정까지 연계되는 좋은 여건이 형성된다. 우리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학생이라면 미국 어느 대학 박사과정에도 진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Q. 졸업생들의 진출 현황은 어떠한가?"

작년에 FBI에 취직된 졸업생은 현재 뉴욕지부에 근무 중이며 대학원 진학 후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도 있고 대다수 졸업생들은 뉴욕, 뉴저지, 플로리다, 포틀랜드, 조지아, 메를랜드 등 각 주에서 도장을 잘 운영하고 있다. 그 밖에도 건강과 예술 방면 등으로 사회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용범 교수가 학생들과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다.


Q. 전공과정에서 다루는 과목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전공필수과목으로 무도학/무도역사/무도철학/무도사회학/무도심리학/도장경영학/무도와 인체학/무도창작/무도와 동양사상 등이 개설되어 있고 태권도 외에 유도, 태극권, 검도 등 다른 무술까지 심도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업과정에서 다루고 있다. 이로서 무술전반에 대한 실기와 이론체계를 갖출 수 있다.

Q. 한국에서 유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젊은 무도인들에게 해외 지도자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무술지도능력은 물론 도장경영에 대한 실무능력배양, 학위 취득에 따른 국제적인 무도지도자, 국제스포츠기구 전문 사무요원, 전문스포츠 경영인 등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Q. 한국에서 유학을 올 경우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물론이다. 우리 대학은 전체 학생의 96%가 일반장학금, 근로 장학금 그리고 학자금 융자 등에 대한 혜택을 보고 있다.

특히, 무술특기가 있을 경우 태권도에 한하여 품새 5명, 겨루기 5명씩 총10명의 특기생을 선발하고 있으며 합기도, 유도, 우슈, 기타 무술에서 대해서도 10명을 선발해 총 2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태권도의 경우 한국에서 온 학생전원이 장학금혜택을 받고 있다.

Q. 장학금의 종류와 수혜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급은 Mastery Scholarship이라 하여 올림픽/세계대회/국제대회 우승자에게 학자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B급은 Talent Scholarship으로 국내 및 해외에서 전국규모 대회 우승자에게 80%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C급은 Merit Scholarship으로 학업성적우수자 및 특수무술기능보유자에게 60%의 장학금지원 그리고 D급은 Potential Scholarship이라 하여 각종 대회에서 입상가능성이 있는 실력보유자에게 학비의 40%를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Q. 입학시험은 어떤 것을 치르게 되나?

1차 입학지원 자격심사를 거쳐 실기심사는 태권도전공의 경우 품새는 창작 품새 및 필수 품새(고려, 금강, 태백,평원, 십진 중 지정)를 보고 겨루기의 경우 보호 장비를 착용한 겨루기 기능심사로 이루어진다. 그 밖의 무술은 특기에 대한 시범을 보고 능력평가를 한다.


태권도를 주제로 한 세미나 전경


Q. 유학을 꿈꾸는 이들의 최대의 걸림돌은 영어다. 입학허가를 받더라도 영어로 된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겠나?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유학생이라면 누구나 어려워하는 부분이다. 영어실력이 월등해 토플/토익 성적이 좋다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조건부입학도 가능하다. 조건부입학이란 토플/토익의 증명서가 미비 된 학생을 위해 본교에 영어능력향상(ELI) 6단계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입학 후 이 과정을 먼저 이수하고 나서 본과에 진학하면 된다.

Q. 태권도나 기타 무술특기로 유학을 꿈꾸는 한국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 준다면?

해외진출의 꿈을 가지고 있는 이나 학문적 성취를 위해 유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고 한국이라는 좁은 레드오션에서 취업의 어려움에 직면한 이들에게 미국이라는 블루오션을 보여주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싶다.

그리고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이들이 있다면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에 대해 스스로 명확한 의지와 뜻을 세운 후 실천에 옮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덧붙여미국에서의 성공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꿈"과 "성실" 그리고 "인내"라는 3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싶다. 꿈을 통해 계획을 세우고 성실한 자세로 계획을 실천하며 인내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면 어느 곳에서건 성공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학교 방문소감


무도를 단순히 동양의 몸짓이나 호신술로만 이해해왔던 서구의 학문체계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던 김용범 교수는 홀로 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겪어내야만 했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혹독한 수련을 이겨냈던 정통 태권도인이기에 가능했던 인간승리라 할 만 했다.

그는 학자로서 학과교육에만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브리지포트대학 총장배 태권도시합을 주최하고 있으며 한인태권도지도자들을 위한 도장경영세미나를 15년째 주최해 오는 등 미국 내에서 태권도위상과 한인태권도지도자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고 있었다.

태권도로 인하여 한국인의 얼굴이 당당히 미국 강단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그리고 이런 불굴의 노력을 통해 장차 태권도를 전공한 더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 대학 강단에 설 수 있는 통로개척을 해냈다는 것이 감사하기만 했다.

길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가겠다는 이런 선배 태권도인들의 개척의지가 오늘날의 태권도를 있게 한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새기고 배워야 할 바가 바로 이런 개척자 정신이 아닌가 싶다.




[무카스 글로벌 = 미국 이정규 통신원 | masterjung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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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이사범님, 유익한 정보를 포함한 글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사범님이 쓰시는 글들은 태권도계에 반드시 소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계의 진정한 오피니언 리더로 이름을 날리십시오. 후배 사범으로서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2016-06-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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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근수

    너무나도 좋은기회와 멋진학교가 이렇게 잇는데 홍보가 많이 안되어잇다는게 아쉽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학과를 꾸려오신 김용범교수님이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많은 태권도인이 볼수잇엇으면 좋겟습니다!

    2016-06-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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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현규

    브리지포트 대학 무도학과 1기 졸업생 동문으로써 이런 좋은 기사를 접할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고 미국 태권도 발전과 태권도 지도자 인재 양육 프로그램에 끊임없이 연구하시고 노력하시는 김교수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2016-05-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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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 h kim

    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2016-05-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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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현종

    교수님 학과를 위해 항상 많은 노력을 기여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이 있기에 학과가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2016-05-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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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식

    종주국 태권도의 지도자로서 다른 나라에서 대학의 정규 코스로 태권도의 위상을 한단계 높이신 김용범 교수님의 노고에 경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세계태권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시기 바람하여 마지 않습니다.

    2016-05-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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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광진

    근처에 이런 좋은 인재 양육 프로그램이 그것도 대학교에 자리잡혀있어
    너무 자랑스럽고 한국인으로써 자부심을 느낍니다.
    태권도가 도장에서 운동에 그치지않고 무도학과로써 사립 대학에 자리를 잡을수있어
    더욱더 큰 자부심과 한국인으로써의 긍지를 가질수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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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kung K. Kim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지는 가사입니다.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훌륭한 지도자를 많이 배출하여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태권도를 발전시킬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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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ter Ken

    미국에서 태권도 도장운영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의 방향까지 제시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학생들이 대학의 체계화 된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가게 된 있다면 이는 학생 개인 뿐만아니라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므로 브리지포트 대학 무도학과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여러모로 김용범 교수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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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ter kim

    무카스 기사 내용이 유익하고 좋습니다. 가사내용 감사합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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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민

    한국에 있는 고등학교 또는 학부생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것 같습니다. 이미 한국은 태권도 학과와 수요가 포화상태 이지만 미국은 아직도 태권도는 성장하고 있으며 기회가 더 많다고 봅니다. 미국이 막연하게 들어오는것이 아니고, 대학에서 전공을 하면서 좀 더 나은 미래를 준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유학하면 막연하게 어떻게 들어가지 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언어에 가장 큰 문제가 나타나지만, 천천히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특히 본인이 잘알고있는 전공과목이 있는 학교라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 합니다. 막연하게 꿈만 꾸지 마시고 문을 두드리세요.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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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S. C. (PJ TKD)

    자랑스러운 대한의 한국인이며, 미국에서 태권도 대학 교육의 초석을 굳건하게 세워주실 김용범 교수님께 깊은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작은 밀알의 씨가 거대한 열매를 맺듯이 반드시 미래에 한국의 태권도인에게 꿈과 희망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동안의 많은 수고와 인내에 박수를 보냅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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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김교수님의 기사와 컬럼등을 여러본 잡해본 한 사람으로서 늘 감사드리고 그 업적에 감사드립니다 . 한국인으로서, 태권도 인으로서 저희가 태권도 수련함에 있어 지치지 않고 꿈을 가질수 있도록 멘토가 되어주고 계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늘 강건하시어 앞으로도 저희 태권도인들의 희망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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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3M신원장

    브리지포트 대학 무도학과와 김용범 교수님 항상 응원합니다! 이정규 사범님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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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ter H

    Thank you for the great article, sir! Professor Kim has been dedicated all his life to Tae Kwon Do and his passion for Tae Kwon Do education is noncomparable to any one. Thank you for exploring and developing new world. We appreciate, sir!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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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이번에도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미국내 무도학과 관심있는 학생에게 소개할 학교가 하나 있었군요.

    2016-05-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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