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차대한’ 리우 올림픽 태권도팀 퇴촌… 누가 책임지나?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권한이 없는데, 권한을 남용하는 것은 아닌지?


태릉선수촌 태권도대표팀의 훈련장면. 이 기사와 관련은 없음.


리우 올림픽까지 이제 남은 시간은 172일.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하루가 부족하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연말에야 본선 진출자가 최종 확정됐다.

역대 가장 많은 다섯 명(김태훈, 이대훈, 차동민, 김소희, 오혜리)이 파견된다. 이 중에 금메달이 과연 몇 개나 딸 수 있을까. 세계 기량이 평준화되어 현재로써는 금메달 하나도 장담할 수 없다. 실력과 그날의 선수들 컨디션, 운 이 모든 게 조화가 잘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런데 올림픽 태권도를 총괄하는 대한태권도협회(KTA)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펼쳐 논란에 중심이 되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퇴촌 통보를 내렸기 때문이다. 현재 오는 21일 ‘퇴촌’이 확정됐다. ‘입촌’은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

이런 결정을 내린 사무국 내부는 서로 견해차로 불협화음까지 내고 있다. 대외적인 퇴촌의 명분은 대표선수들이 본선 티켓을 얻기 위해 지난 3년 가까이 그랑프리와 국제대회 등을 뛰느라 체력이 방전되고, 크고 작은 부상이 있어 휴식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휴가 개념의 퇴촌은 이미 그랑프리 파이널 직후 충분히 주어졌다. 선수들은 이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부상 치료를 하는 등 각자 성향대로 유익하게 시간을 보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퇴촌이 휴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퇴촌이 결정된 이유는 현 태권도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 임기가 오는 28일로 종료가 된다는 것.

이와 관련, 사무국을 총괄하는 성재준 전무이사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지난 1월 말로 김태환 회장이 중도 사퇴하고, 직무대행도 선출되지 않고, 인사 행정에 대한 권한을 누구에게도 주지 못해 불가피하게 대표팀이 퇴촌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책임을 사실상 전 회장과 대의원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다.

성재준 전무이사는 “안타깝지만, 원리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퇴촌을 하게 됐다. 곧 대표팀 선발전이 끝난 후 새로운 코칭스태프 선발 공고를 낼 것이다”면서 “현재로써 어떤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한 달이 되던, 두 달이 되든 원칙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 원칙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다. 현재 리우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겨울부터 ‘골든 프로젝트’로 오는 8월까지 훈련프로그램이 한창이다. 체육과학연구원에서도 전담 트레이너 네 명이 합류해 그 어느 때보다 체계적인 훈련이 진행 중이다. 선수들 만족도 또한 좋다.

이런 가운데 영문도 모른 채 퇴촌을 통보받은 선수단은 혼란스럽다. 국내에서 가장 훈련 여건이 좋은 태릉을 기한 없이 떠나야 하고, 한동안 호흡을 맞췄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단과 떨어져 새로운 환경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우를 향한 ‘리듬’이 깨지는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칭스태프의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교체가 필요하다면 지난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 직후 곧바로 재신임 여부를 포함한 새로운 코치진 구성을 했어야 한다.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운영이사회, 대의원총회까지 1월 말이면 모든 게 끝날 일을 지연시켜 결과적으로 대표팀 운영 중단 사태를 맞게 한 사무국에 책임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TA 사무국이 주장하는 ‘권한’이 없어 기한이 만류된 자리에 신규 코칭스태프 선임을 할 수 없다면, 그 선임 기간 동안은 현 코치진이 한시적이라도 현상 유지를 하는 게 최선의 방법. 자동연장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면 한시적 계약기간 연장이라는 ‘동의서’를 받으면 그만이다.

‘권한’이 없어 퇴촌을 결정했다면, 퇴촌을 결정한 ‘권한’은 어디에 있는지. 역대 가장 험난한 선발과정 끝에 올림픽 본선을 준비하는 대표선수단에 차질이 없으려면 태릉선수촌 중단 사태는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 올림픽에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책임은 누가 질지 자못 궁금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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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발 선수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대책이 나와서 퇴촌하지 않고 계속 훈련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ㅠㅠ

    2016-02-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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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이게 바로 무능한 이들의 탁상공론현실 입니다. 피해자는 바로 코치와 선수들이 죠.

    2016-02-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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