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제도권 인사들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

  


[장면 1] 오는 5월 특수법인 국기원 3기 집행부가 들어선다. 20여 명의 이사 중에서 절반이 임기 제한(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이 걸려 그만둬야 한다. 직업이 있어 돌아가야 할 곳이 있는 이사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특별히 할 일이 없는 사람들은 ‘재야 인사’가 된다. 그 속에 A이사가 있다. 그는 2011년부터 기술심의회 의장을 맡아오며 매월 300만 원의 활동비를 받아왔지만 기로에 서 있다.

[장면 2] 1월 12일 건국대에서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2016년도 경기규칙 강습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 속에 지난해 기술전문위원회 임원으로 활동했던 의장단과 각 분과 위원장 및 부위원장들이 있었다. 그들의 속마음은 한결같다. 그 자리를 계속 유지하거나 한 단계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호시탐탐 그 자리를 노리고 있는 무리들이 뒤섞여 있었다.

[장면 3] 정부 정책에 따라 태권도계도 엘리트와 생활체육이 통합해야 한다. 올해 두 번의 통합 회장선거를 해야 하는데, 누가 회장을 하고 전무이사를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재준 전무는 계속 전무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재야에서 와신상담(臥薪嘗膽)한 인물이 그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제도권 인사들, 요직에서 물러나면 잊혀진다는 두려움느껴
정관 위배하고 중상모략하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추악
박수칠 때 깨끗하게 떠나는 것은 잊혀지는 것과 의미 달라


시인 마리 로랑생은 이렇게 읊었다. 괴로움보다 심한 것은 버림받는 것이고, 죽기보다 더 아픈 건 잊혀진다는 것이라고. 그렇다. 사람에게 ‘잊혀진다는 것’은 고통이다. 수 많은 태권도인들은 이러한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 제도권에서 권력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요직을 탐하면서.

송봉섭, 임춘길, 김철오, 임윤택, 김세혁…등등 한 때 태권도 제도권을 활보하며 태권도 현안을 쥐락펴락했거나 그 언저리에서 맴돌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권력과 권한은 무한하지 않은 것, 임기가 끝났든 불미스러운 일로 퇴진했든 간에 이들의 마음 속엔 지난날의 영화(榮華)를 또 누리고 싶을 것이다.

특히 2014년 궁합이 맞지 않아 서로 대립각을 세우다가 얼마 가지 못해 제도권을 떠난 김세혁 전 전무는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제도권 요직에 복귀하고 싶으리라.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들처럼 60세가 넘었다고 해서 다시 제도권에 진입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자, 보라. 칠순이 됐어도, 팔순을 눈앞에 둬도 건강을 유지하며 활동했거나 현재 그렇게 하고 있는 선배 태권도인들이 있지 않은가? 김세혁 전 전무와 박흥신 전 의장도 그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성재준 전무, 윤웅석 의장도 마찬가지다.

KTA 산하 17개 시도태권도협회와 5개 연맹의 실권자들도 마찬가지다. 10년 가까이 실세로 활동하며 권력과 돈을 쥐어온 그들이 순순히 물러나고 싶겠는가? 그들이 ‘임원 연임 제한’에 촉각을 세운 것은 ‘뒷방’으로 밀려나기 싫어서다. 힘깨나 쓰는 요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잊혀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잊혀진다는 것은 공허하고 허무하며 두려운 것이다. ‘존재는 부재(不在)를 통해서 비로소 드러난다’는 역설이 있지만, 태권도계에서 통하지 않는다. 제도권에서 멀어지는 순간, 실세 태권도인의 존재 가치는 사라진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정작 정승이 죽으면 썰렁하다”는 옛말은 태권도계에 냉혹하리만치 들어맞는다.

그래서요직에 있거나 실세들은 법 테두리 안에서 어떡하든 살아남으려고 하고, 촘촘하게 조직을 관리한다. 제도권에서 밀려나 잊혀진다는 것은 태권도 생(生)이 끝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흐르는 시간과 정해진 규정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한 자리에 오래 있었거나 직책을 오랫동안 수행한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 계속 군림할 수 없다. 생떼를 쓰고, 중상모략을 해봤자 추해질 뿐이다.

이제 제도권 인사들은 ‘물러날준비'를 해야 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격언처럼 시기가 되어 깨끗하게 물러나는 것은 잊혀지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글. 긴급구조 태권도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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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도

    충북협회 ?

    2016-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청도123456789

    충북협회 ?

    2016-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경기도협회.대한태권도협회

    안전무와함께 동고동락하다 안전무 배신하고 지금도 버티고있는 김갱득부회장 생때를쓰고 중상 모략 해봐자 추해질 뿐이다.이승완 국기원 원장까지 하신분. 추잡하게 이곳저곳 .위원장까지. 모든것이 밑에있는 놈들이 부추겨.이놈들이 더나쁜놈들이다.

    2016-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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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램

    특심에 침묵한 인사들은 알아서 떠나시길....
    또한 구단선배님들도 알아서 단증 반납하시는게

    2016-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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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답이

    한해를 시작하는 연초에는 항상 덕담이 오고간다
    덕담못지않게 태권도계 절대 다수의 희망이자 바람이 담겨있는
    서기자님의 시원한 메세지.....
    그러나 ?????????

    2016-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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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웃음

    과연 떠날까?? 지나가던 개가 웃고 갑니다 ㅋㅋㅋ

    2016-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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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감하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태권도계의 제도권이라는 대태협,국기원,그리고 국제기구인 연맹을 통 털어서 위에서 거명한 인사들외 과연 몇명이나 더 있었나? 태권도계를 농락한 사람들이 구지 그들이 몇년을 해먹었나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과연 그 시간동안 무엇을 했는가? 자리를 지키며 개인의 부귀영화말고 태권도발전과 제도적 안정을 위해 이루일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고 싶다 또한 충고하고 싶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제는 떠나라고 지금까지 잘먹고 살고 놀개 해준 태권도를 위해서...

    2016-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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