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기]UC버클리 태권도부에서 한 층 더 넓은 시야를 가져오다!

  

서울대 태권도동아리-UC버클리 태권도부 친선 교류전 수기


서울대학교 태권도동아리(지도교수 김정한, 학생처장)가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4박 5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무도연구소(소장 안창섭, UCMAP)에 특별한 교류전을 다녀왔다. 지난해 양교 태권도부와 맺은 MOU의 인연으로 먼저 서울대가 방문을 한 것. 내년에는 UC버클리 무도연구소 태권도 동아리 학생이 서울대를 방문하는 등 이들의 교류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순수 아마추어 태권도 동아리생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는 대학 동아리에 가서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학생의 수기를 무카스가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지요. 이번 교류가 앞으로 두 동아리간의 교류의 첫걸음이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합니다. 지난 9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대학교 태권도부와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이하 UC버클리) 태권도부와의 교류가 있었습니다. 4박5일간의 일정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버클리에 도착하고서 처음으로 받은 인상은 “참~ 평화롭다”였습니다. 땅 자체가 넓다보니 고층건물이 별로 없고 다들 나지막한 건물뿐이었는데,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그렇게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쉬고, 곧 학교로 향했습니다. 10시간정도 비행기를 타고 온 탓에 여독이 채 풀리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웠기에 피로가 조금 덜했지 싶습니다.

안창섭 교수님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UC버클리 캠퍼스를 둘러본 후에 태권도장이 있는 체육관으로 향했는데, 캠퍼스도 참 아름다웠습니다. 전통과 기술이 모두 녹아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특히, 체육관 시설이 유독 좋았습니다. 다른 부원들도 보고 많이 감탄했었습니다. 유산소, 근력, 스쿼시, 라켓볼, 수영장 등 시설이 참 좋았고,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 체육시설을 거의 ‘꽉 채운 버클리의 학생들’이었습니다.

저녁 8시경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들 열정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놀람을 뒤로하고 태권도장으로 향했습니다. 태권도장 시설이 좋았던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시설도 좋았거니와 쌓여있는 트로피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전미 대학 태권도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했다는 것을 트로피들이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운동은 순서대로 잘 진행되었습니다. 유급자와 블랙벨트의 운동시간이 나뉘어 있었는데 저희는 블랙벨트들과 함께 운동했습니다. 워밍업부터 스트레칭, 지르기, 발차기의 순서로 체계적으로 잘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몸의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매우 힘들었습니다. 첫날 운동을 하며 앞으로 운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그런지 다들 평균적으로 체력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다양한 워밍업과 수련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두 번째 날. 안 교수님이 진행하는 태권도 교양 수업에 참여해 그 곳 학생들과 함께 수련했습니다. 교양 수업이다 보니 초심자에 맞춰진 수련 방식인 듯 했습니다.

블랙벨트와 함께 했던 운동은 이미 기본기가 닦인 부원들과 함께 하다 보니 체력과 응용 측면의 비중이 높았던 반면, 초심자들과 함께하는 운동은 흥미 유발과 기본기 위주의 운동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운동 강도가 약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두를 하나의 방식으로 지도할 수는 없기에 수련자에게 잘 맞춰진 방식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수련이 끝난 후에 안 교수님과 함께 민경호 교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미국 태권도의 전설과도 같은 분을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해외에서도 국기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한국에 가서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되었습니다.



목요일에는 저녁에 운동이 있어 오전에는 잠시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다녀왔습니다. '피어39'과 '금문교'를 보고 돌아왔는데, 피어39에서는 바다사자들과 알카트라즈가 인상 깊었습니다.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알카트라즈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다는 것을 몰랐는데, 직접 눈으로 보니 가히 난공불락의 감옥이었습니다. 일광욕을 나온 바다사자들도 신기했는데, 추운 계절이 되면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3일차 운동을 시작했는데, 화요일에는 발차기 위주의 운동을 했다면 오늘은 품새 위주의 운동에 발차기 운동을 더해서 진행했습니다. 품새는 혼자 해도 멋있지만, 역시 다 같이 할 때에 좀 더 아름다웠습니다.

모두가 하나의 동작을 취하면서 새삼 미국의 학생과 한국의 학생이 태권도를 통해 하나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UC버클리에서의 마지막 운동이 끝이 났습니다.

다음날은 전체적인 정리와 앞날에 이어서 샌프란시스코를 둘러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많은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걷는 거리거리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서 있는 곳 전체가 관광지인 듯 했습니다.

영화 <인사이드아웃>에 등장한 롬바드거리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녁은 서울대 샌프란시스코 동창회 선배님들과 함께했습니다.



타지에서 살고계신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지금까지 해외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보는 지평이나 시야가 이전보다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태권도 클럽간의 교류였지만, 그 안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교류의 장이 많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시작은 어렵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한 번 시작된 일은 관성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기도 더욱 쉽기 마련입니다.

태권도에 관해서도, 그리고 미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한국에만 줄곧 있었던 저에게 이번 교류는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를 통해 교류할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뜻 깊었습니다.

교류나 교환학생이라고 하면 수업을 듣는 학점교류만 생각하지 운동으로 교류하는 것은 보통 잘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운동을 통해 교류하는 것도 학술적인 교류 못지않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5일간의 짧은 교류를 통해 이렇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5년이 지나고, 또 10년이 지났을 때도 이 길이, 교류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맺음말] 이번에는 저희가 미국으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다음번에는 UC버클리 학생들이 한국으로 수련을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첫 번째 교류이다 보니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교류가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신 서울대학교 태권도부 김정한 지도교수님, UC버클리의 안창섭 교수님, 민경호 명예 교수님, 타지에서 온 동문을 반겨주신 서울대학교 샌프란시스코 동문회 박희례 총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합니다.

[글. 김주형 학생 | 서울대 태권도동아리 부장 / 바이오시스템공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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