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 태권도… 2020 도쿄 패럴림픽 어떡하려고?

  

37세 절단 장애인 국가대표 유일하게 참가… 이대로는 2020 도쿄 패럴림픽 노메달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연초 확정됐다. 이제는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태권도를 통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선천성 또는 사고로 장애를 앓은 전 세계 여러 장애인에게 태권도는 새로운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무예 스포츠가 되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태권도를 패럴림픽에 정식종목으로 넣기 위해 2006년 최초로 장애인태권도위원회를 발족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해 2009년 아제르바이잔에서 최초로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제5회 세계장애인선수권까지 회를 거듭하면서 발전된 모습을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에 어필했다.

태권도 모국인 한국은 비장애인부문에서도 전자호구 도입과 세계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수선수 자원을 확보하고 있어 정상권을 유지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당장 정상을 빼앗기고, 전에 없던 노골드, 노메달에 충격을 받지만, 이제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장애인 태권도 선수 육성의 현주소. 당장 앞으로 5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패럴림픽’에 파견할 선수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에 절단 장애인 태권도 선수는 한국현 선수(37세)와 이명호(24세) 등 단 두 명뿐이다. 선수를 발굴해야만 육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2020년이 되면 제1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부터 출전 경험을 가진 한국현 선수의 나이는 마흔 두 살(42세)이 된다. 현재도 상대 선수들과 비교해 신장과 체력 등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5년 뒤 올림픽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나마 이명호 선수는 비교적 젊고 신장도 커서 열심히 준비한다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당장의 생계 때문에 선수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대회도 뒤늦게 출전이 확정됐지만, 그 며칠 전 생애 첫 취직을 하게 돼 꿈에 그리던 이번 대회의 출전을 포기했다.

첫 대회를 개최한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제2회 대회와 제5회 대회를 두 번씩이나 개최한 러시아 그리고 이번 대회를 유치한 터키는 일찍이 장애인 태권도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투자를 했다. 결과는 성적으로 대신 말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란, 스페인, 몽골, 네팔, 모로코 등도 장애인 태권도에 많은 지원을 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앞서 장애인 태권도 육성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 국가와 한국과의 수준은 격차가 매우 크다. 선수층부터 실력까지 모두 압도적으로 뒤쳐진 상황. 더 지체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은 다른 국가에 없는 ‘장애인태권도협회’가 존재한다. 그 산하에는 전국적으로 17개 지부가 있다. 이 협회의 존재의 이유는 전국에 장애인에게 태권도를 통해 건강한 신체 발달과 체력 강화의 목적과 더불어 경기단체로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장애인 태권도 선수 육성을 위해 신진 선수 발굴이 매우 시급하다. 그 중 절단 장애인 선수의 발굴이 절실하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2020 패럴림픽 태권도 경기가 ‘절단 장애인’의 겨루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선수만 발굴하면 육성은 전보다는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제는 패럴림픽에 정식종목으로 확정됐고, 대회를 개최하는 WTF가 IPC의 가맹단체로 인정된 만큼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도 장애인 태권도 선수 육성과 대회 출전을 하는 예산을 편성할 근거가 마련됐다.

다음에 열릴 제7회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신진 선수 발굴과 육성으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무카스미디어 = 터키 삼순 | 한혜진 기자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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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인

    선수발굴도 중요하지만 지도자양성도 중요하다. 장애인을 지도할수 있는 지도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떻게 선수를 발굴하겠는가?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가 서로 고민해야합니다.

    2015-09-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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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자

    장애인태권도협회가 정말 장애인 태권도 발전에 관심이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조직관리 차원의 이용 정도 수준의 정치 집단들...

    2015-09-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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