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GP] ‘이제는 승부사’ 오혜리… 파죽지세 월드GP 金행진

  

세계선수권 우승 이어 GP시리즈 첫 우승, 올림픽랭킹 4위로 오르며 리우행 청신호


오혜리가 결승에서 캐나다의 멜리사 팡노타를 상대하고 있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2인자’로 인식이 강했던 한국 여자 태권도 중량급 오혜리의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자신감이 무장된 승부사가 된 것. 위기의 순간에서 더욱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오혜리(춘천시청)는 지난 5월 ‘2015 첼랴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우승을 첫 시작으로 지난 달 춘천 코리아오픈 그리고 1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한 ‘2015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1’ 여자 -67kg 우승을 차지했다.

꿈에 그리던 ‘월드 챔피언’에 오르고 난 후 이제는 파죽지세로 ‘2016 리우 올림픽’ 출전이 단순히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얻는 올림픽랭킹 6위 이내로 진입한 오혜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4위로 성큼 뛰어 올랐다.

‘왼발잡이’ 오혜리는 결승에서 같은 ‘왼발잡이’인 캐나다 멜리사 팡노타를 맞아 ‘왼발 싸움’을 벌였다. 1회전부터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하다 3회전 7대5로 역전시켜 금메달이 확정되나 싶었지만, 종료 1초를 남기고 경고누적으로 1점을 빼앗기고, 뒤로 빠지면서 몸통 득점까지 내줘 7대7 동점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오혜리와 멜리사 팡노타가 같은 왼발로 주거니 받거니 왼발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장전 역시 두 선수의 왼발 싸움이 벌어졌다. 오혜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찾기 위해 발놀림을 시작했다. 순간 멜리사의 왼발이 올랐다 내려가자 재빠르게 왼발로 몸통을 공격, 득점에 성공하며 짜릿한 첫 월드GP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지막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순간의 집중력이 좋아진 반면, 2점을 앞서다 마지막에 동점을 허용하는 것과 같은 점수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는 집중력 또한 앞으로 더 길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이번 대회에서 5번 시드를 받은 오혜리는 첫 경기인 32강전서 이란의 쇼크라네흐 이자디의 타점 높은 오른발에 고전했으나 골든포인트서 왼발 뒤꿈치 변칙공격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크로아티아 마리나 수믹을 4대 2로 이기고 8강에 진출, 8강전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주최국 러시아의 스타 아나스타시아 바리시니코바를 왼발 몸통 공격을 선방해내며 2대 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오혜리가 첫 월드GP 시리즈에서 우승해 함께 입상한 선수들과 시상식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준결승에서는 아제르바이잔 파리다 아지조바를 맞아 역시 뒤꿈치 몸통 공격으로 선취, 2회전 받아차는 오른발 뒤차기로 파리다의 중심을 무너뜨리며 승기를 확실히 굳혔다. 3회전서는 파리다의 타이밍에 반발 앞선 움직임으로 추격을 따돌리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직후 믹스 존에서 인터뷰를 가진 오혜리는 “사실 아침부터 긴장해서 그랬는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첫 경기 이후 갈수록 집중력도 높아지고 좋아지기 시작했다. 지금은 몸은 많이 피곤한데 우승해서인지 기분은 정말 좋다”며 “이제 마지막 목표인 올림픽을 위해 올림픽랭킹 6위 이내에 들어서 꼭 자동출전권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 +67kg급 우승자 터키 쿠스 나피아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 남자 헤비는 드리트리 쇼킨 우승


터키의 쿠스 나피아(청)가 중국의 리 동우하를 상대로 공격을 하고 있다.


대회 첫날, 여자 67kg 이상급에서는 터키의 복병 쿠스 나피아가 중국의 리 동후아를 왼 앞발 승부서 앞서며 12대 5로 금메달을 차지하며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남자 80kg 이상급에서는 한국의 조철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 드미트리 쇼킨(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의 블라디슬라브 라린을 2회전 승부를 가르며 9대 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남자 80kg 이상급에 출전한 조철호(삼성에스원)는 좋은 몸상태로 선전했으나 준결승전에서 올림픽랭킹 3위인 우즈베키스탄 드미드리 쇼킨에게 4대5로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올림픽랭킹 5위 차동민(한국가스공사)은 골반 부상에도 16강전까지 선전을 이어갔으나 8강전서 영국의 조 마하마를 맞아 6대 5로 석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여자 -67gk급서는 황경선이 16강전서 터키의 타타르 누르와 1대 1 동점 상황에서 종료 3초를 남기고 왼발 머리 돌려차기 공격을 허용하며 패했다.

67kg 이상급에 출전한 안새봄은 첫 경기인 32강전서 중국의 쳉 슈인을 맞아 1회전부터 상대의 걸고 차는 머리 내려차기에 잇달아 점수를 허용하며 2회전 종료와 함께 14대 2 점수차패 했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이인종은 16강전서 세계선수권 여자 -73kg급 금메달리스트 영국의 비앙카 웩던에 3회전 13대 1 점수차패 했다.

** 오혜리 현지 인터뷰(WTF)



(모스크바=태권도전문기자회 공동취재단)

[무카스미디어 = 모스크바 | 한혜진 기자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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