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종우 원로의 태권도장(喪)… 상주(常主) '국기원장'은 휴가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이사장-원장-연수원장 수뇌부 개인 사유로 영결식 불참


태권도 근대사의 거목 이종우 원로가 후배들의 배웅으로 국기원을 떠나고 있다.


태권도 근대사의 거목 이종원 원로가 영면(永眠)에 들었다.

흩어져 있던 태권도를 하나를 통합하고, 태권도 품새를 제정하고, 태권도 세계화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중앙도장인 오늘날 국기원 건립을 주도하고, 세계태권도연맹(WTF) 창설 실무를 담당하는 등 오늘날 전 세계 206개국 7천만 수련 인구로 키우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공과(功過)가 있지만 태권도 발전과 세계화에 공(功)이 훨씬 많음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고인의 떠나는 길은 관(館)과 학연, 지연 등 이해관계를 떠나 전 세계 태권도인이 함께 추모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8일 낮. 국기원 실무자로부터 고(故) 이종우 원로의 타계 소식을 접했다. 지체 없이 국기원은 고인의 출신 지도관과 유가족 등과 장례 절차를 협의했다. 나아가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 등 국내에 있는 4개 단체와 함께 고인의 넋을 기르기 위해 ‘태권도장(跆拳道葬)’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고 이종우 원로의 장례를 전 세계 태권도인이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국기원이 중심이 되어 태권도계가 호상(護喪)을 맡았다. 빈소에는 태권도계 인사들이 유족과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영결식은 태권도계 최초로 4개 단체를 중심으로 전 태권도계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래서 준비기간을 감안해 4일장으로 결정, 11일 오전 6시 30분부터 국기원에서 거행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이지만, 이날 영결식에는 4개 단체를 비롯한 국내‧외 여러 태권도계 인사 5백여 명이 모여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거행됐다. 6시 20분께 운구 행렬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서고, 국민의례와 묵념, 추서단(10단) 수여, 이승완 지도관 관장의 고인에 대한 약력보고, 정부 대표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조사, 태권도 4개 단체 대표로 구성된 공동 장의위원장들의 조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고인은 일찍이 지도관 총관장의 기득권을 후배들에게 내려놓고, 태권도계의 협력과 상생을 강조하며 태권도계의 통합이란 대의에 앞장섰다. 그런 점에서 이날 영결식은 고인을 떠나보내는 자리지만, 태권도 4개 단체가 모처럼 한 뜻으로 모여 협력과 상생하는 특별한 의미가 부여했다.

그런 점에서 이날 영결식에서 아쉬운 점이 크게 부각됐다. 국기원 ‘수뇌부’의 자세였다. 실무자들은 주말부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기 위해 여념이 없었는데, 정작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야할 수뇌부는 개인 휴가를 이유로 영결식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겉으로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국기원 직원은 물론 타 단체 임직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

국기원 측인 이날 이사장, 원장, 연수원장의 불참한 이유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결식이 잘 치러졌으면 그만이지 그게 무슨 중요한 것이냐며,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나지 않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취재요청에 자제시키는데 급급했다.

그러나 12일 <무카스>가 재확인 요청을 하자 오대영 연수처장 겸 사무처장 직무대행은 “(홍문종)이사장은 3일부터 12일까지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중남미 공식방문이며, (정만순)원장은 8일부터 16일까지 휴가일정으로 해외 체류 중이여서 국기원과 연락해 부원장이 잘 처리 할 수 있도록 당부 및 지시를 하였다. (김현성)연수원장도 금주 휴가일정으로 미참석(했다)”이라고 공식 답변했다.

이번 장례는 태권도 4개 단체와 지도관이 최초로 거행한 ‘태권도장(跆拳道葬)’이다. 정부도 고인의 태권도 발전과 세계화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해 태권도계 인사로서는 최초로 대통령이 빈소에 조화를 보내 유족과 고인을 애도하고, 문체부 장관이 직접 조문해 체육훈장을 추서했다. 이날 영결식에도 태권도와 체육을 총괄하는 김종 제2차관이 참석했다.


오현득 부원장이 국기원장을 대신해 10단을 추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영결식에는 태권도계의 장남격인 ‘상주(常主)’가 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태권도 최고단자 또는 국기원장이 해야 할 ‘10단 추서’를 ‘행정부원장’이 추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조사 역시도 원장을 대신해 행정부원장이 대독했다.

정만순 원장을 비롯한 국기원 수뇌부는 어떠한 중요한 일이 있었더라도 반드시 참석했어야 했다. 국기원장과 연수원장은 태권도계를 대표하는 ‘공인’이기 때문이다. 고인의 관 덮개가 국기원이었던 만큼 더욱 원장이 장례를 시작부터 끝까지 챙겼어야 했다. 그래서 어떠한 비판도 절대 피할 수 없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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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말이없네

    국기원장이 국기원에 있지않다는게 직무유기 아닌가요 이제원로라면 진절머리가 나네요 늙어빠져서 권력만 내세우고 이제그만 나가세요 태권도계에서 떠나세요 태권도 를 위한답시고 주변에 기웃거리지말고

    2015-08-1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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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te k

    웃기고도 많이 웃기는 거지요. 5단밖에 안된 부원장이 부원장이라고 감이 10단추서단을 수여하다니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교. 가끔 원장 업다고 9단승단도 5단인 부원장이 수여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있고. 미친 국기원이다. 다 나가라

    2015-08-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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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바로 이꼴이 현재 태권도계를 대변하고 있는 듯합니다. 썩어 빠진 정신으로 국기원 원장, 이사장, 연수원장을 하고 있으니 태권도계가 어지러운 겁니다. 당신들이 가도 우리는 모르는 척 하게 될 겁니다.^^

    2015-08-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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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도 안되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들 마시고 큰 장례식에 수뇌부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참석을 안 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것이지......
    태권도인의 위상을 태권도 관계하는 사람들이 세워야지...일반 사람들이 세우남?
    제발 이제는 서로 돌아 보면 살아갑시다.
    당신들 모두다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2015-08-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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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범

    이제 많이 하셨고 능력이 안되면 조용히 내려오세요. 원장이 되기 위해서는 동조 세력이 필요했겠지만 원장이 된 이상 소신 것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쉬습니다 국기원장의 있어야 할 자리는 국기원입니다. 4일장 이었는데 연락이 안되어 못 참석했다 말도 안되는 처사일 뿐 입니다

    2015-08-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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