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태권도 현대사… 쉽게 이해하도록 '만화'로 만들자!

  

정사 토대로 만화 장점 최대한 살려 흥미진진하게 구성
문화체육관광부와 태권도 유관기관의 관심과 지원 기대


요즘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만화로 만들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좋게 만든 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만화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연속적인 그림과 글의 조합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초 어린이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정서를 불온하게 한다며 저평가를 받았던 만화가 창조적 문예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태어난 것이 바로 1986년 6권 전집으로 출간된 이원복의 ‘먼 나라 이웃나라’. 이 책은 만화가인 저자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험한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화로 알기 쉽게 풀어내 큰 사랑을 받았다. 국내 인기에 힘입어 일어판, 영문판, 중국어판 등으로 출간될 정도였다. 이원복 작가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만화로 보는 한국사’, ‘만화로 보는 세계사’를 선보였다.

2013년에는 박시백 '시사 만화가'가 <조선왕조실록>을 역사교양만화로 완작해 화제를 낳았다.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하되 만화라는 미디어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미와 박진감을 선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원종배 수락중 역사교사는 “앞뒤가 척척 들어맞는 치밀한 구성, 인물들의 심리 묘사, 손에 잡힐 듯 선명한 상황 전개, 다양한 앵글로 조명하는 사건의 진실, 본질을 꿰뚫어보는 직관, 이 모든 것이 웅변하는 역사의 의미까지…”라며 극찬했다.

최근에는 박경리의 소설<토지>가 만화로 재탄생했다. 출판사는 이 책에 대해 문학이 가진 문학성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만화가 가진 풍부한 예술성, 그림과 글의 조화, 칸의 조화를 최대한 살려 종합예술로서 만화가 지니는 가치를 충분히 알리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만화로 만들어진 토지(좌)와 필자가 집필한 태권도뎐 표지(우)


이쯤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태권도 유관기관에 제안한다.

해방 이후 태권도 현대사 70년을 만화로 재구성해 출간해 보자. 사실과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고증을 거쳐 만화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재미와 흥미적인 요소로 태권도 현대사를 재조명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태권도 역사와 관련된 책은 10여 권 출간됐다. 하지만 내용이 어렵고 딱딱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만화책 시리즈로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태권도 전문출판사 애니빅이 태권도 현대사를 만화 형식의 교양서적으로 출간하려고 부심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솔직히 말해 10세 전후 어린이들은 접어두고라도 각 대학 태권도 전공생들과 지도자들의 다수는 태권도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태권도 기원과 유래를 해석한 사관을 비롯해 태권도 모체관의 태동, 태권도가 작명된 시대적 배경, 태권도 경기화 추진 과정, 대한태권도협회 중앙도장으로 건립된 국기원, 국제태권도연맹(ITF)과 세계태권도연맹(WTF) 창립과 대립,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과정과 고충, 월남전에 파병된 태권도 교관단의 활약, 남북 태권도 교류와 화해 등등 태권도 태동기와 발전기, 세계화 과정을 만화라는 장르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생동감 있고 흥미있게 다룬다면 태권도 역사교양 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태권도 현대사를 객관적이고 균형감 있게 정리한 후 유능한 만화가로 하여금 태권도 발자취와 시대적 변천사가 등장 인물과 잘 어우러져야 하고 시사적 해석도 곁들여야 한다. 이것을 두고 인물의 성격과 실록의 묘사를 적절히 배합한다고 하는데, 전문가 집단의 철저한 공동작업의 필요하다.

바라건대 태권도 현대사가 만화 시리즈로 출간돼 지적 호기심과 흥미, 감동을 이끌어 내고 태권도 문화산업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기를 기대해 본다. 태권도 진흥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기원 등 태권도 유관기관의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글. 무카스미디어 객원 칼럼리스트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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