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태권도협회는 '이것'이 없다

  

사무국은 행정이 없고,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경기력향상이 없고, 상임이사회는 책임이 없고, 전무이사는 비전이 없고, 회장은 줏대가 없고...


태권도신문 양택진 기자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서 열리는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한국 대표 팀 남녀 감독 선임이 곡절 끝에 결정되었다.

그러나, 이번 남녀 감독 선임에 닥쳐 절차상 난맥부터 자기 사람부터 챙기려고 보는 고질적인 적폐까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 국가대표 강화훈련단에 참가하지 않는 명예직 대표 팀 감독 선임이 어쩌다 이런 우스운 꼴이 되었을까?

우선, 대한태권도협회(KTA) 사무국이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

성원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경기력향상위원회(이하 경향위)를 간담회로 전환해 2명의 전무이사를 상임이사회에 추천했다. 성원도 문제지만 굳이 경향위까지 개최하면서 내놓은 기본(안)이 그동안 적폐로 지적되어 온 전무이사 명단이었고, 이마저도 이미 낙점 의혹이 불거져 타 시도협회 전무이사들의 반발을 자초했다.

경향위 역시 제 몫을 하지 못 했다. 경향위는 말 그대로 경기력향상을 위한 전문위원회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력 향상에 대한 고려없이 일부 인사들이 주도하는 데로 끌려갔다.

성원 문제로 다시 열린 경향위에서는 상임이사회서 주문한 복수추천도 따르지 않았다. 경향위에 권한을 주었으면 경향위가 결정하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경향위 권한을 주장한다면 감독 선임과 관련해 경기력향상의 근본적인 원점에서 시작해 적폐를 깨고 개혁적인 방안을 내놓았어야 한다. 그러나 결국 두 번째 경향위 역시 인적네트워크에 갇혀 인맥을 중심에 둔 작용과 반작용의 패싸움이었다. 그리고, 경향위 소속 젊은 위원들은 이미 경향위 안팎 분위기에 압도되어 말 그대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상임이사회 역시 책임을 회피했다. 상임이사회 일부서는 전무이사 중심으로 국제대회 출전 대표 팀 감독이 선임되는 관례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경향위가 상임이사회 주문인 복수추천을 따르지 않았다는 불평을 명분으로 4명의 전무이사를 추가로 정해 회장에게 공을 던져 버렸다. 일부에서는 회장에 대한 배려를 주장했지만 경향위 소집의 규정 및 논리의 맥을 곱씹어본다면 이 사안은 상임이사회서 책임지고 정리해야 했다.

전무이사는 경기력향상에 입각한 실질적인 대표 팀 감독 선임에 대한 비전이 부족했다.

전무이사로서 주변의 이해관계, 혹은 회장의 의중을 반영하기 위한 형식에만 골몰했을 뿐 한국 대표 팀 남녀 감독 선임의 근본적인 문제 지적과 이에 대한 비전있는 구상을 계획하지 못했다.

마지막 공을 넘겨받은 김태환 회장 역시 특유의 우유부단함을 버리지 못했다.

6명의 감독 후보 중 2명이 사의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남녀 감독 선임을 두고 여론의 비판이 이어지자 김 회장은 갈팡질팡하던 끝에 2명의 전무이사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 회장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감독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대한 개정을 사무국에 주문했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거취와 겹쳐보면 쉽게 믿음이 가기 어렵다.

우여곡절 끝에 세계선수권 남녀 감독이 선임되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사무국은 행정이 없었고,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경기력향상에 대한 고민이 없었고, 상임이사회는 책임이 없었고, 전무이사는 비전이 없었고, 회장은 줏대가 없었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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