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솔직함이 나를 성장 시킨다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65


“그러니까... 누가 이 무술을 만들었다구요?”
한경률 선생은 자신이 뭔가 잘못 들었는가 싶었는지, 다시 한 번 나에게 재차 확인했습니다.

29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수유리 가오리 사거리에 도장을 개설했을 때, 도장을 방문한 사람은 당신이 하고 있는 무술이 도대체 뭐냐고 물었습니다.

당시에는 공권유술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이므로 나는 이것을 그냥 “강준류 유술”이라고 붙였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이 궁금해서 그게 뭔지 알아보려고 들어온 사람도 있었고, 초창기 실전합기도라는 타이틀을 걸고 도장을 시작했을 때, 합기도를 하려고 왔다가 난생 처음 보는 무술에 대해서 문의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지금의 공권유술이라고 붙여진 이 무술의 장점과 실전성에 대해서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설명을 하였습니다.

결국 내가 그들에게 강조한 것은 “공권유술은 기술적으로 단점이 없는 완벽한 무술이다.” 라는 것이었고 이렇게 일방적인 말에 대해 누구든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이야기를 했지만 사람들은 건성으로 설명을 들었고 결국 맨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은 이게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였습니다.

“내가 만들었습니다....”

공권유술을 고구려의 고대 무술이나 신라 화랑도가 수련했던 무술이라고 했으면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웠을 텐데 최소한 거짓말을 할 수가 없어서 달리 내가 만들었다는 말 이외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29세의 새파랗게 젊은 무술도장의 관장이 자기가 만든 무술을 설명하는 모습이 어쩌면 그들에게 가소롭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빙그레 웃기만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나의 얼굴을 위아래도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도통 공권유술에 관심도 없었고 더 이상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고 배워야될 이유를 찾을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겁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무술을 관장님께서 창시했다는 겁니까?”

내가 답을 하기도 전에 나보다 10살이나 많은 한선생은 물었습니다.

이것이 질문이라기보다는 마치 황당한 말을 들었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네! 선생님.. 제가 아직 나이도 어리고 기술도 모자라지만 어릴 때부터 무술을 수련해 오면서 나만의 무술철학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배우는 자세로 수련에 임하고 있고 새롭게 입관하신 수련생들과 함께 무도철학을 배우는 자세로 함께 수련하려고 합니다.”

내가 입관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이치는 지도자의 진정성이 처음 대면한 사람에게 어떻게 그대로 전달되는가? 였습니다.

그때 내가 방법을 바꾸어 한선생에게 추가로 대답을 한 것은, 이제 시작하는 공권유술도장에 당신이 동참해주길 바라며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는 더없이 힘이 될 것이고 나는 최선을 다해서 당신과 함께 배우는 자세로 공권유술을 완성해 나가야 겠다는 겸손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욕심도 거들먹거림도 건방짐도 없이 나를 놓아 버린다는... "나는 다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 도장을 오픈한지 일주일 만에 첫 번째로 입관한 사람이 중소기업은행에서 근무 중이었던 한경률 선생이었고 첫 번째 수련생은 그렇게 하여 셀러리맨으로는 부담가는 거금을 들여 평생회원으로 등록하면서 공권유술에 첫 번째 제자로 입문을 하였습니다.

내가 공권유술 관장님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 초심을 잃지 말아야하며 한가지로 정진하여 10년이상 꾸준히 앞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동작이 공권유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여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로 기술을 습득하고 스승의 사상을 이어받아 제자들에게 조금의 보탬도 조금의 뺌도 없이 그대로 전수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도장의 성공은 얼마나 솔직하게 제자들을 대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또한 이 솔직함이 계속해서 유지되어야하고 순수한 진정성이 제자들에게 조금의 허세 없이 전해질 때 무술인으로 대성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수련생들보다 능숙한 격투기법을 알고 있고, 그것을 지도한다고 해서, 그들이 나보다 머리가 나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나보다 학력이 모자라거나, 사회적으로 나보다 지위가 낮거나, 재물이 나보다 적은 것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련생의 입장에서 “당신이 나보다 나은 것이라고는 단순히 격투기술뿐이라구!” 라는 마음이 들게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격투기술이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만 한 중대한 사항이 아닌 단순한 취미생활이므로 지도자는 격투기술이외에 다른 것을 그들에게 지도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도장에서 수련하면서 그것으로 에너지를 받아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보다 윤택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무도지도자는 충분한 것입니다.

한경률 선생이 첫번째 제자로 입문한 후 20여년이 지난 지금의 공권유술은 어떻습니까?

이제 공권유술은 한국의 정통무술로써 이름을 남기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속에 전파되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정통무술을 함께 수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세상의 어떤 격투기술이라도 선생의 따뜻한 마음보다 결코 위에 설수는 없다는 한국무도의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진성성이 처음 입관하는 수련생부터 10년 이상 수련하고 있는 제자들까지 있는 그대로 다가가길 기대합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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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 #공권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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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름나그네

    훌륭 하십니다. 마음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무도인으로써 오십년 가까이 수련해 오면서 많은 고뇌와 갈등속에서 허우적 거리다 보니 어느덧 황혼노을에 접어드니 맘이짠합니다.젊은 나이에무도에 미처 수십단을 따고도 맘이 허하니 어이할꼬? 그래도 회장님께서는 무도의 흔적을 남기고 있으니 정말 부럽습니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초심을 잃지말고 최고의 무도인이 되시길 마음으로 빌겠습니다...오늘따라 노을지는 풍광이 아름답구나...

    2015-04-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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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솔직히 우리나라에 화랑무술이나 고구려 무술이 어딨겠냐. 전통무술인 택견이나 일본무술, 중국무술, 아니면 현대창작무술이겠지. 그런 점에서 공권유술은 건강한 무술 같다.

    2015-04-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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