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집이 돼야할 WTF… 어째 사무국 분위기가 뒤숭숭?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WTF 기강해이 및 갈등 여전, 조 총재 내치에 신경 써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전경

세계태권도연맹(WTF). 1973년 창설, 지난 42년간 태권도를 세계 대표적인 스포츠로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다. 특히나 올림픽 스포츠 정식종목으로 전 세계가 태권도 붐을 일으키게 하였다.

여기에 지난 1월 말 ‘2020 도쿄 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에 채택되는 큰 쾌거를 이뤘다. 비로소 태권도는 이제 남녀노소, 종교,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의 생활 무예 스포츠로 거듭났다.

이러한 경사를 축하하는 의미로 WTF 조정원 총재가 지난 16일 국내 중앙 일간지와 태권도전문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했다.

이날 기자 간담회는 태권도의 장애인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의 경과를 설명하고 자축하는 자리였다. WTF 역사상 최초로 ITF와 기술교류를 할 수 있는 소식을 듣는 뜻깊은 자리였다. 그러나 즐거운 분위기는 중간까지.

후반으로 갈수록 WTF 사무국의 갖가지 행정 처리의 여러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잔치 분위기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조정원 총재는 “이제 중요한 시험이 끝났으니 연맹이 잘못하고 있는 건 뭐든 지적하고 (기사) 써달라”고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쿨하게’ 이야기했지만, 표정은 편치 못했다. 시종 어두웠다. 급기야 임직원들에게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바로잡으라고 현장에서 지시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직원 간의 갈등’과 ‘기강 해이’. 최근에 WTF에서는 국제기구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대형 사고가 벌어졌다. 내부 기밀문서가 외부에 유출된 것. 그러나 담당자는 물론 인사권자는 담담하다. 개인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 어찌할 것이냐는 분위기.

이달 초 WTF 마케팅 부서장이 ‘공인업체’들의 리스트를 포함한 공인비용 납부 현황과 특이사항이 상세하게 기록된 문서를 외부에 유출했다. 타 부서 담당자에게 보낸다는 게 실수로 공인업체 중 한 곳에 보내졌다.

이튿날 실수로 문서를 받은 A업체는 WTF 조정원 총재를 비롯한 임직원들에게 공인업체 중 한 업체의 미납내용을 문제 삼았고, 그런데도 ‘공인계약’이 연장된 사유 등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는 항의성 이메일을 보냈다.

이 과정에서 이 문서에 접근 권한이 없던 타부서 평직원까지 모두 보게 됐다. 이날 WTF 내부에서는 해당 직원을 제외한 여러 직원들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담당자는 물론이고 WTF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


조정원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글쎄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를 실시해 진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정애 총괄 사무차장은 26일 <무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사고) 경위서를 토대로 문제를 따져보고, 내부 규정에 따라 자문을 구해 처리할 계획이다”며 “주의를 했어야 했는데, 과정 중에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타 공인업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특정 업체에 경쟁 업체의 계약 사항과 공인비용 납부 현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이상 모든 업체에 같은 문서를 모두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될 정도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WTF 내부의 기강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준 대표적인 예가 되었다. 동시에 직원들 간의 반목과 갈등이 여전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이 문제가 확대되지 않기 위해 진화에 애를 쓰는가 하면, 누군가는 이 문제가 널리 알려져 담당자가 중징계를 받기를 원했다.

2004년 WTF 역대 두 번째 수장이 된 조정원 총재는 지금껏 10년 넘게 오로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 중단 없는 개혁 작업을 주도해왔다. 결과적으로 태권도가 올림픽에 핵심종목으로 유지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올림픽까지 채택되는 큰 성과를 올렸다.

이제는 조정원 총재가 집안일에 신경을 써야 할 때다. 그동안 조 총재가 외치에 신경 쓰는 동안 사무국 내에는 임직원의 전횡, 권력을 얻기 위한 암투, 부정비리, 스캔들 등이 상상 그 이상의 사건, 사고가 국제 태권도계에 알려져 망신을 사고 있다.

WTF는 세계 206개 회원국가와 8천만 태권도 회원을 관장한다. 실로 대단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한국 성남과 스위스 로잔에 본부에서 20명 안팎의 인원이 WTF의 살림을 꾸리고 있다. 전 세계 태권도 수련생과 태권도 전공생이라면 이곳에 취업을 꿈꾼다. 그런 그들이 큰 꿈을 안고 현재 상황에서 취업한다면, 단언컨대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WTF의 위상을 보통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할 때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편집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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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해 저도 무예싸랑님같이 생각했네요. 무예계가 침체위기니 이럴때 태권도이외의 무예쪽도 힘을 불어넣어주세요. 무카스 화이팅

    2015-03-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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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카스 편집팀

    @무예싸랑님. 아무래도 그렇지요? 저희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2015년에는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술계의 소식을 전하는 매체로 다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해 아낌없이 지적해주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2015-02-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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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싸랑

    요즘 무카스신문을 보면 태권도전문지로 전락되었다. 태권도아니면 이종격투기중심으로 기사를쓰고 있다. 무카스가 아니라 태카스라고 불러야 하나요?

    2015-02-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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