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대한태권도협회 윤종욱 기전위 의장, 자진사퇴

  

신임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 면담 후 향후 거취 결정될 전망


윤종욱 의장

예상대로 대한태권도협회 윤종욱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자신을 선임한 러닝메이트 김세혁 전 전무이사가 중도하차한 뒤 사퇴를 고려했지만, 중요대회가 계속돼 자리를 지켜야만 했던 윤의장이 후임 전무이사가 선임되자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

지난해 2월 KTA 창립 이래 첫 경기인출신의 기전위 의장으로 선임된 윤종욱 의장은 5개월 여 동안 경기장 최고 수장으로 지냈다. 짧은 기간 김세혁 전무이사의 승부조작 의혹과 아시아선수권 체급결정 등 본의 아니게 심정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30년 넘게 일선 경기 태권도 지도자로 생활하다 지난해 영천시청 감독으로 은퇴한 그는 경기 전문가로서 평상심을 잘 유지해 올해 기전위 의장감 O순위로 추천되어 왔다. 특히 김세혁 전무이사와 막역한 선후배로서 선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그러나 선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선택해준 김세혁 전 전무이사가 여러 의혹으로 중도하차했다. 당시 윤 의장은 김 전 전무를 따라 사직의사를 나타냈지만, 김 전 전무의 부탁과 경기장 공백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김태환 회장과 주위 동료들의 만류로 사퇴 타이밍을 놓쳤다.

윤 의장의 최측근은 “의장님께서 선임될 때부터 고심이 많으셨다. 본인의 뜻과 달리 정치 역학적인 중심에 있다 보니 매우 어색해 하셨다. 그 분 성격에 참고 또 참고 참 힘든 시간이었고, 계속해 그럴 것”이라고 사직에 무게를 실었다.

아니나 다를까. 윤 의장은 지난 달 30일 열린 KTA 이사회에서 김철오 부회장을 전무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되자 곧바로 KTA 김무천 사무국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신임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은 아직 사직서를 받지 못했다고는 하나 곧 김태환 회장과 상의해 거취 여부 결정이 첫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임기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전체 기전위 분과 위원과 호흡을 맞춘 의장이 중도 하차하고 새로운 사람을 선임하는 것 또한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코드가 맞지 않은 조합으로 억지로 임기를 채웠을 때 역시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현재로서 김철오-윤종욱의 정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중요해 보인다.

윤종욱 의장은 <무카스>와 2일 전화통화에서 “의장은 전무이사의 러닝메이트로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원래 김세혁 전무가 그만둘 때 그만 뒀어야 했는데 여러 이유로 후임 인사가 있을 때까지 지킬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직서 제출) 전혀 돌발적인 행동이 아니다. 계속 생각하고 때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신임 김철오 전무이사와 관계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불편하지도 친하지도 않다”며 특정인으로 하여금 사직의사를 밝힌 게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재신임에 대한 부탁이 있을 때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글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제 편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의장직을 해온 윤 의장은 “심판들과 처음 약속했다. 내 개인의 욕심으로 누구 한 사람이라도 불편하게 한다면 내 목을 내놓겠다고 했다. 내 신념을 지켰고, 이를 심판위원장이 내 뜻을 이해하고 행동해 주어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종욱 의장의 거취는 금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리는 경희대총장기 전국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신임 김철오 전무이사와 만남을 통해 확실히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태권도협회 #윤종욱 #의장 #김철오 #kta #김세혁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