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KTA, 땜질식 국가대표 선발로 난장판 ①

  

8체급 선발 후 아시아선수권 6체급 선정 비판에 평가전마저 무산
국제경기력 향상 중장기 정책입안 없이 임기응변으로 일관


KTA가 지난 10일 긴급 대표자회의 형식을 빌어 6체급 선정, 평가전 관련 회의하고 있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2014년도 국가대표 최종 선발대회, 올해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6체급 선정과 선수 확정을 두고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가 임기응변식 땜질로 일관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대표 선발 체급 선정에 앞서 남녀 각 8체급을 선발한 후 내달 25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6체급을 결정하고, 체급 결정과 함께 제외된 체급 1위자들을 포함하는 평가전 여부를 두고는 재차 갈팡질팡하더니 결국 무산되었다.

이미 대표 선발전이 치러지기 전부터 남녀 각 8체급 대표 선발 후 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 6체급을 선정한다는 순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과 함께 체급 선정 후에는 제외된 팀 선수 및 지도자들 중 일부가 KTA의 오락가락하는 대표 선수 선발 과정과 체급 선정을 수용하지 못한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근본적으로는 중장기적 호흡에서 선수를 육성 및 발굴해 국제경기력 향상을 도모할 책임이 있는 KTA가 국제경기력 향상의 방향과 기준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그리고 문제가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임기응변으로 국제대회 출전 선수 선발을 땜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선수권 미출전 체급 반발은 처음부터 예견된 일


올해 국가대표는 남녀 각각 8체급 1·2진 총 32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가 출전하는 주요 시니어 국제대회는 그랑프리 시리즈, 그랑프리 파이널,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 월드컵단체대항전 등이다.

11일 막을 내린 대표 선발 최종대회는 남녀 각 8체급을 선정했지만 실질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체급은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6체급으로 이미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KTA는 왜 8체급을 선정했을까?

이와 관련 KTA 측은 “8체급을 선정해서 세계랭킹에 포함된 선수 자료와 국가대표 지도자들 의견 수렴, 경기력향상위원회 등을 통해 6체급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세계랭킹이 있는 선수가 뽑히면 좋고, 안되면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8체급을 모두 선정하고, 뽑힌 선수들과 체급을 고려해 체급 선정과 국제대회 출전선수 선발 방식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KTA 경기력향상위원회 김상천 위원장 공식발표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내포되어 있다.

우선, 어느 선수도 자신이 대표 1진으로 선발된 체급이 제외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속 팀 선수가 혹은 선수 자신이 1진으로 선발되었는데, 그 후에 출전 체급에서 제외되면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일부에서는 8체급을 선정한 후 자신의 체급이 제외되기 싫으면 ‘알아서 잘 보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대회 첫날 갑자기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김세혁 전무이사가 체급 선정 및 평가전 방식에 대한 의견을 지도자들에게 물었지만 그 자리에서 누구도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문제가 없어서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이 자리에 모인 지도자들 상당수는 이번 대표 선발과 관련해 사전에 ‘이런 식으로 출전체급을 정하면 결국 사단이 날 것이다’라거나 ‘KTA가 큰일 날 일을 벌이고 있다’라며 비판을 했었다.

자신의 선수가 8체급 중 선발되었거나 선발될 가능성이 있어 체급선정에서 미운털이 박힐까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장기 구조적 정책은 없고 우선 불끄기에만 급급


두 번째는 치열한 경쟁을 통한 선수 육성과 대표 선수 선발의 중장기적 관점보다는 당장 급한 불을 끄겠다는 식의 접근법이 문제라는 비판이다.

국제대회에서 해외 선수들의 기량 향상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따라서 급조된 방식의 정책보다는 진정성 있는 정책의 입안이 필요하다.

2016년 리오올림픽을 준비한다면 지금부터 유력한 선수들을 올림픽 체급에 맞춰 국내에서부터 냉정한 실전과 평가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긴 호흡이 필요하고, 중앙경기단체는 이러한 구조에 맞는 정책을 입안하고, 각 팀은 스스로 이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고, 선수들 역시 이러한 틀 내에서 정상에 올라서야 한다.

지난해 12월 맨체스터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의 경우 자신의 본 체급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올림픽 체급으로 병합될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참패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

다수의 선수를 선발해 그 중 세계랭킹 포인트가 높은 선수 내지는 체급으로 출전 하겠다는 말은 뒤집어 생각해보면 세계랭킹 포인트가 높은 선수 내지는 체급이 없을 경우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내대회에서부터 유도할 수 있는 경기력향상 정책 개발이 먼저임에도 불구하고 언 발에 오줌 누는 식의 접근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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