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발바닥이 느껴지십니까?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48



약 3주전 공권유술 수업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상대 발차기를 방어하면서 메치는 기술을 지도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타이밍을 잡아 기술을 걸어야 스파링에서 유리한지 설명하기 위해 최 조교에게 시범을 보였습니다.

시범을 보이던 중 어떻게 된 일인지 발등이 깨지듯 아팠습니다. 최조교가 떨어지면서 팔꿈치나 엉덩이 어디 깨로 부딪쳤던가 봅니다. 병원에 갈 정도도 아니고 생활에 지장은 없었지만, 멍이 들었기 때문에 통증은 비교적 오래갔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어쩔 수 없는 부상이겠지만, 내가 이런 부상을 입은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입니다.

제가 공권유술을 지도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이 부상에 대한 조심입니다. 그래서 처음 공권유술에 입문한 초보자에게 수시로 하는 말 중 하나는 “몸에 이상이 있거나 불편한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입니다. 수련생들은 내가 너무 자주 이렇게 말하니까,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통 공권유술에 막 입문한 초보 수련자는 대체적으로 상대와 연습도중 상대의 실수가 나에게 영향을 미쳐 얻는 부상에 대해서 조심해야 한다는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공권유술 도장에서는 다음날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안전한 수련이 생활화 되어있기 때문에 타인에 의한 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부분의 격투무술들이 지향하는 공통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상대로 인하여 자신이 부상을 입는 경우 생겼다면, 그것은 분명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 결여되어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일 것으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련생이 부상을 입는다면, 그것은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 전적으로 지도자의 잘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도를 지도하는 사범들은 수련생의 부상을 염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상대의 조그만 잘못에도 용서하지 못하는 반면,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상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격투무술을 하면서 부상을 입는다면, 그것은 그 무술로 인하여 얻는 부상이 아닌 잘못된 동작을 오랜 기간 동안 반복했기 때문임에도 당사자는 그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는 경향도 나타납니다.

몸이 아프면 사회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무도사범들은 항상 수련생들에게 “몸에 이상이 있거나 불편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면서 엄청나게 많은 들숨과 날숨을 쉬고 있음에도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하루를 생활하면서 발가락이 있는지, 간이나 콩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눈을 하루에도 수 천 번씩 깜빡거리고 사물을 보는데도 “아! 눈이 잘 붙어 있구나!”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발바닥에 조그만 가시가 박힌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즉각적으로 발바닥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할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정말 조그만 가시이지만 발바닥은 즉각적으로 신호를 보내와 발바닥 어느 언저리 즈음에 가시가 박혀있다고 감지시켜 줍니다.

오늘 점심에 먹은 냉면이 소화가 안 된다면, 속이 불편할 것이고, 우리는 즉시 “아! 소화가 잘 안되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그때서야 위장이 나의 뱃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신체란 그런 것입니다.

폐가 가슴에 있다는 사실이 느껴진다면 폐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눈이 따끔거리려 자꾸 눈에 신경이 쓰인다면 눈에 이상이 생긴 것이에요. 이때 빨리 조취를 취하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그냥 무심코 넘어가면 큰 병으로 도지게 됩니다.

만약 무도를 수련하는 여러분이 수련을 하면서 발목이 뭔가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발목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다면 뭔가 잘못된 동작으로 기술습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발목에 무리가 가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이것이 1개월이 가고, 3개월이 가고 6개월 후에는 어쩌면 병원에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만약 업어치기를 하다가 팔꿈치가 불편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지도사범에게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잘못된 각도로 업어치기를 하기 때문에 상대의 체중이 자신의 팔꿈치에 모두 가중되어 팔꿈치가 불편한 겁니다. 그때는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동작을 수정하지 않고 계속되면 나중에 부상을 입는 겁니다. 업어치기가 팔꿈치를 다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동작이 팔꿈치를 다치게 하는 것이죠. 만약 누군가 여러분에게 실수로 팔꿈치를 다치게 했다면 여러분은 마음이 상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술을 지도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여러분이 어떤 결과로 팔꿈치에 부상이 생기든 사범의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혹시 사범님이 기술을 연습하면서 불편한 곳은 없냐고 묻거든 한번 자신의 몸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나의 몸에 무리가 오는 곳은 없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언제든 말하십시요. 아마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올바른 동작을 처음부터 다시 지도해 드릴 것입니다.

부상 없이 오래도록 행복한 무도수련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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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유술 #강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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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관장

    반지는 빼고 수련 해야 할 듯.......

    2014-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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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토니오 박

    이 코너의 팬입니다. 물론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강사범님이 설명을 하면 더 쉽게 이해할수있어 좋습니다.

    2014-04-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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