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태권도 ‘자유품새’ 두각… 한국계 ‘찰리 정’ 2연패

  

자유 품새에서만 금1개 은2개 획득… 더 체계적인 훈련으로 성장 각오


세계품새선수권 2연패를 합작한 캐나다 찰리정(좌, 21)과 임승민 감독.


캐나다 태권도가 품새분야 그것도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 중인 ‘프리스타일(이하 자유품새)’ 분야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는 한국계 임승민 사범과 교포2세 찰리정이 있다.

특히 찰리정(21)은 지난 달 31일부터 3일까지 나흘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8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프리스타일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함과 동시에 이 분야 2연패를 달성했다.

겨루기 선수출신인 찰리정은 시범과 품새 선수로 전향했다. 마침 프리스타일 종목이 신설된 것이 큰 기회가 됐다. 겨루기 선수답게 품새선수로서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발 빠르고 다이내믹한 발차기와 시범 기술을 품새에 녹여내는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찰리정의 자유품새에는 겨루기에서 기본인 스텝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당연히 우승. 실제 예선부터 눈에 뛸 정도의 월등한 실력으로 무난하게 결선에 올랐다. 우승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평소에 실수가 없었던 회전동작에서 착지를 잘못해 순간 큰 실점의 위기가 닥쳤다.

찰리정은 “전혀 (회전동작 후 착지) 예상하지 못했다. 중심이 흔들려 착지가 잘못되었다. 걱정이 많았다”면서도 “그러나 빠르게 정신을 가다듬고 남은 동작과 기술을 완벽하게 해냈다. 생애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어 스스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캐나다를 대표해 자유품새 2연패를 달성한 찰리정은 한눈에 봐도 한국인으로 보였다. 실제 그는 캐나다에서 태어난 교포 2세였다. 태권도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배웠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찰리정은 만 21년 동안 단 한 번도 고국을 방문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서툴지만 제법 한국말을 잘 하는 편이다. 그는 실력 있는 겨루기 유망주 이었으나 운이 따르지 않아 대성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3년 전에 품새와 인연을 맺으면서 새로운 인생이 열렸다.

가계 형편이 좋지 않은 찰리정은 자칫 이번 대회에 출전을 못할 뻔했다. 일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캐나다도 품새대회는 국가에서 별도의 지원이 없어 자비로 대회를 출전한다. 이번대회 역시 임승민 감독의 도움으로 출전했다는 후문이다.

2회 연속 품새 세계챔피언이 된 그의 소박한 꿈은 고국에서 태권도를 수련해보는 것. 잡지와 인터넷에서만 본 국기원과 태권도원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세계챔피언을 두 번이나 했으니 곧 이 꿈은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캐다다 품새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종합5위를 기록했다. 애초 메달 4개를 목표로 했는데,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자유품새 3종목에 출전해 금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혼성과 단체전은 근소한 점수로 2위로 밀려 아쉬움을 달랬다. 성적으로만 보더라도 자유품새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럼 캐나다가 자유품새에 강한 이유는 뭘까.

임승민 감독은 “기존의 다른 나라들이 한마당 창작품새라는 틀에서 자유품새를 바라봤다면, 우리는 자유품새를 피겨 스케이팅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기존의 창작품새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태권도의 다이내믹한 겨루기 기술 그리고 공인 품새 틀을 벗어난 새로운 손동작을 품새에 녹여내려고 시도했던 것이 WTF 자유품새에서 원하는 부분에 부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인품새에서 배출한 동메달 1개는 지난 2011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6회 대회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 최초로 품새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쉘리 바티스 바트( Shelley Vettese-Baert, 54)가 두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과 월드컵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입상경험이 풍부한 겨루기 출신이다. 은퇴 후에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대표팀이 품새로 우의를 다지고 있다.


캐나다 대표팀 선발은 자국에서 개최하는 전국대회 1개와 두 번의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으로 랭킹 점수로 환산해 선발한다. 자유품새는 품새 구성에 필요하고 하고, 훈련 참여에 용이한 인원을 감독 재량으로 선발한다. 훈련은 대표 선수가 가장 많은 서부 알버타 주와 동부의 온타리오 주에서 번갈아 가며 한다.

목표를 달성했지만, 곧바로 내년을 대비하는 캐나다대표팀 임승만 감독은 “가장 적합한 선수가 선발될 수 있도록 내년도 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함과 동시에 효율적인 선수육성과 품새경기 활성화 방법을 모색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캐나다태권도협회 정수환 회장은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캐나다는 경기 품새분야에서 매우 뒤쳐진 국가였다. 그런데 2년 전 올림픽 겨루기 메달리스트인 쉘리 바티스의 동메달을 신호탄으로 작년과 올해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성장하고 있다. 더 체계적인 훈련과 선수 육성을 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리스타일 #세계품새선수권 #품새대회 #캐나다 #찰리정 #임승민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관장님

    임승빈관장님 여기서 뵈니 ^^ 새롭습니다.^^ ㅎㅎ

    2013-11-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