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도 칼럼] 이제 나누려 합니다

  


손성도 박사

태권도장은 경영적인 측면에서 이미 하향곡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승품,단 심사의 통계수치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주위에서 문을 닫는 도장들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서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도장만 차리면 관원이 들어오는 시대는 끝이 난 듯하다. “일단 다른 거 하다가 안 되면 도장이라도 차리지”라는 발상이 먹히지 않습니다.

과열경쟁에 따른 혼란한 수련문화, 무차별 마케팅으로 인한 도장 간 출혈 경쟁, 출생률 감소에 따른 수련생 수급 문제, 정형화된 단일종목 스포츠 수련을 고집하지 않는 시대적 현상, 지도자 포화상태, 행정시스템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면서 도장은 총체적 위기상황에 봉착하게 됐습니다.

오늘날 태권도의 근간인 도장이 흔들림에 따라 그 심각성은 이제 개인이 아닌 모두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다수의 위기이기에 도장 살리기라는 당면 해결 과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필수사항이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도장이 살아야 태권도가 산다”는 한 원로의 말이 피부에 와 닿습니다.

이런 도장의 어려움을 기회로 보는 ‘장사꾼’들까지 등장하면서 민초(지도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라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상품(프로그램) 이들이 난무합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요즘 같은 때에 더욱 태권도계의 주요 3대 기관(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진흥재단)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너는 너, 나는 나식으로 지도자 따로, 경기 따로 기관 따로 라는 생각을 고수해서는 안 됩니다.

도장 살리기의 책임이 지도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기원과 대태협에서도 도장과 관련된 규약과 규정을 현실감 있게 반영해 시대변화에 맞도록 수정 보완해야합니다. 솔직히 도장이 이렇게 어려운데 지도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고 주요 기관들은 그냥 담 넘어 불구경 하듯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부 기관의 도장 담당자들은 엉뚱한 곳에서 해결점을 찾고 있습니다. 형식위주의 행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민초들의 아픔을 즐기는 일입니다.

좀 더 현실적인 지원과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이제 국기원과 대태협의 행정적 규정이 확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도자들의 ‘땀’이 보태어지면 태권도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게 됩니다.

대태협은 차제하더라도 우선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부터 바로 서야 합니다. 국기원은 현재 해야 할 역할과 방향을 잃어버리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기원은 엉뚱한 곳에서 해결점을 찾고 있는 듯합니다. 시간만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국기원의 역할이 뭔지를 알면 쉽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국기원이 해야 하는 일은 너무도 쉽고 명확합니다. 바로 도장을 살리는 일입니다. 국기원은 중앙도장입니다. 형님이 아우를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도장을 살리는 일에만 중점을 둔다면 세계 태권도인 모두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 있습니다. 반드시 국기원은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사람도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다는 옛 성인의 말이 생각납니다.

하루면 30통이 넘는 지도자들의 전화를 받습니다. 그중 지도자 절반은 내 전화기에 입력도 되어 있지 않은 ‘무명’입니다. 아무런 친분도 없는 15명의 지도자들이 전화를 걸어 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 도장에 한번 방문해 주시겠어요?” 그러면 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손성도, 너는 도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니, 이제는 나누어야지, 알려주어야지.” 그렇게 해서 찾아간 도장의 실상은 참혹했습니다. 아니 비참했습니다. 15명, 20명 수련생을 근근이 유지하는 도장이 태반입니다. 아니 연명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그들은 태권도인입니다. 국기원 단증을 따기 위해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유단,품자를 배출하는 공신입니다. 그들은 국기원의 버팀목입니다.

이에 독자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구체적인 발언은 삼가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국기원이나 태권도계 주요 기관에서 나서지 않으니, 저라도 해야 되겠습니다. 글로서는 다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직접 만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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