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칼럼]태권도를 수련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Ⅰ)

  

연구 설문지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부족


유소년의 사회성은 개인이 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이 속한 환경 속에서 질서를 지키기 위한 형식과 절차를 습득하고, 학교생활 등의 집단생활을 잘 수행하며, 타인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성은 리더십, 단체생활, 따돌림, 인내력, 친화력, 표현력 등에 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간 수행된 태권도 분야의 사회성 관련 연구는 태권도 수련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협동심, 규칙준수, 질서의식, 안정성, 존중감, 적극성, 사교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권도에 참여하는 어린이는 태권도를 참여하지 않는 어린이에 비해 자신감 점수가 높고 사회생활태도 점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만약 지금까지 지적하였던 선행된 연구들의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여 연구를 수행하였을 때도 그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하나의 실험을 해 보았다. 우선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설문지를 제작했다. 이는 재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재고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타당성, 질문에 대한 응답이 들쑥날쑥 한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신뢰성 등을 고려하여 개발됐으며, 태권도와 어린이를 대표할 수 있는 사회성 내용들로 구성한 설문지 이다. 연령에 따라 사회성에 차이가 있다는 발달이론을 고려하여 나이의 특성 통제, 어린이들이 속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습득할 수 있다는 가정도 고려하여 연구를 수행해 보았다.

초등학생 80명을 40명씩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태권도에 참여하도록 했고, 다른 집단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체육활동도 참여하지 않도록 유도하였다. 물론 태권도를 참여하는 시간에 다른 보습학원을 다닌다던지, 놀이를 하는 것 등은 통제하지 않았다. 이렇게 6개월 동안 두 집단을 관찰하고 3차례에 걸쳐 설문지를 받아 점수화 해보았다.



연구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태권도 참여집단이 비참여집단에 비해 사회성에서 높은 점수를 보여주지 못했다. 단지 표현력과 리더십 점수가 경미하게 높은 점수를 보였지만 앞에서 소개한 사회성 연구만큼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다지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우리는 병원에 가면 여러 가지 진찰을 받는다. 진찰결과는 주로 숫자나 비교수치로 나타난다. 의사는 여러 수치를 가지고 환자의 증상에 대하여 진단과 예측을 한다. 이렇듯 태권도 수련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수행된 연구들 대부분도 (설문)검사를 통해 수치를 얻고 이 수치를 가지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수치를 얻기 위해 사용된 설문지는 결과의 진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잣대인 동시에 현상을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 도구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도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어떤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과학이라는 명목 하에 모든 현상을 수치화 하여 해석하는 것 이외에도 문장이나 묘사, 기록 등을 통해 예측과 해석이 가능하다. 과학은 그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즉, 무도의 특성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 꼭 과학이라는 잣대로 태권도의 모든 현상을 해석할 필요는 없다. 굳이 태권도의 과학화를 원한다면 하루 빨리 과학과 비교할 수 있는 태권도에 대한 우리의 잣대와 우리의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환경과 특성을 우리의 시각으로 잘 정리하는 것이 선행된 후에 과학의 잣대를 동원하여 부연 설명할 때 그 가치는 배가될 것이다.

*[임태희칼럼]태권도를 수련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Ⅰ,Ⅱ부로 나누어 격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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